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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시장 야채상 이응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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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왔던 배차(배추) 장사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아지매 아지매 이 배차 안사고 집에 가서 누우면 천장에 배차가 뱅뱅 돌깁니더".

팔달시장에 가면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리어카를 끌며 뛰어다니는 이응덕(55)씨를 만날 수 있다.

장애 2급의 불편한 몸으로 새벽 5시부터 밤 9시까지 쉴새없이 시장을 누비지만 그의 얼굴에선 좀처럼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

"걸어다닐 새가 없어요. 몸이 불편한 만큼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거든요".

15년 전 일하던 공장 작업장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쳐 장애인이 된 이씨는 보상 한푼 받지 못한 채 8년간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실의에 빠져 있었다.

그러던 중 7년 전 우연히 팔달시장 한 야채가게에서 일을 돕다가 본격적으로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몸이 안좋아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몸이지만 일당 5천원을 받았어요.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렇게 3년을 일하다가 팔다 남은 배추를 보면서 내가 팔면 5분안에 팔 수 있겠다 싶어 팔았더니 금세 다 팔렸어요. 그때부터 7년째 팔달시장에서 야채 행상을 하고 있죠".

이씨는 채소를 싸게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돈은 못벌어도 무조건 물건은 재고 없이 많이 팔아야 한다는 그의 지론 때문. 덕분에 하루에 리어카 4, 5대 분량을 내다판다.

장사 수완도 좋아 "아지매 아지매 여기 한번 와보소, 싸다 싸"라며 제법 구성진 가락에다 쉴새없는 입담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끈다.

이씨는 리어카 행상 뿐 아니라 틈나는 대로 한 리어카 당 2천원을 받고 도매상 채소 쓰레기도 치우고 그 중 멀쩡한 채소를 골라 반찬가게에 내다팔기도 한다.

그렇게 새벽부터 16시간 꼬박 일한 대가는 하루 5, 6만원선. 정부 지원금 없이 한달 약값 10만원을 쓰고나면 빠듯한 생활이다.

휴일 없이 잠시도 쉴틈없이 불편한 몸을 놀리지만 오히려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보다 몸이 좋아졌다.

시장이 그의 치료소인 셈이다.

"시장을 한바퀴 돌다보면 쉴 시간이 없어요. 여기저기 일거리가 눈에 보이거든요. 몸이 아프지만 돈보다는 장사하는 자체가 즐거워요".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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