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소장파 지구당위원장 3명 사퇴

한나라당 안상수(경기 과천.의왕), 남경필(경기 수원 팔달), 오세훈(서울 강남을), 원희룡(서울 양천갑) 의원이 2일 지구당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들의 동반사퇴는 인적쇄신과 확고한 정치개혁 의지를 다진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향후 미래연대와 쇄신모임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위원장직 사퇴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여 당내 물갈이 신호탄의 징후가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들은 2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은 존폐의 갈림길에 서있다"면서 "당 대표로부터 소속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한사람 한사람의 통렬한 반성과 자기희생 없이는 국민들로부터 영원히 버림받을 것"이라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SK 비자금 사태에 대해서도 "김영일 전 사무총장, 최병렬 대표, 이회창 후보께서 머리 숙여 사과했으나 어찌 그분들만의 잘못이겠냐"며 "책임을 나눠갖고 있는 당 소속 지구당위원장으로 엎드려 사과드린다"고 했다.

특히 최 대표의 특보단장인 안 의원이 '개인적 결단'을 이유로 소장파의 위원장직 사퇴 대열에 합류한 것을 두고 최 대표의 의중이 담겨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될 당내 경선에서 공정한 게임을 펼치기 위해 물꼬를 트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이재오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을 거듭나게 하는 자기희생의 각오라고 보고 이들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정치개혁법안을 손질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반겼다.

그러나 최 대표는 "뜻은 좋지만 대세를 이루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고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도 "취지는 좋으나 당내 분열과 혼선을 초래하는 일"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