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품 오토바이 투어링

"부웅, 투투둥. 투웅".

4일 오후 팔공산 순환도로. 1천450cc가 넘는 대형오토바이 7대가 지축을 흔들었다.

50이 넘은 중년신사, 40대 자영업자, 30대 회사원 등 7명이 검은 가죽재킷과 부츠복장으로 폼나게 오토바이를 몰았다.

주행경험이 가장 많고 길을 잘 아는 로드 캡틴(Road Captain)의 지시에 따라 갈매기자 대형, 일자 대형, 두줄 주행 등 일사불란하면서도 자유자재로 대오를 만들며 색다른 장면을 연출했다.

엇박자 말발굽 소리를 닮았다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가 자아내는 굉음과 육중한 몸짓에 지나가는 차량과 행인들도 손짓을 하거나 멈춰서 구경하기에 바빴다.

할리 데이비슨의 굵직한 바퀴, V자형 2기통 엔진과 엔진위로 치솟은 손잡이, 육중한 골격과 넓은 좌석은 거리의 제왕 같은 카리스마를 풍겼다.

이들은 명품 오토바이로 불리는 할리 데이비슨 동호인들. 모두가 할리를 타면서 야생의 힘을 몸으로 느끼고 차를 타는 것과는 색다른 맛과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데 매력을 느껴 마니아가 됐다.

유장춘씨(41·회사원)는 "아무렇게나 타는 것 같지만 팀을 리드하는 로드 캡틴이 앞에 서고 초보자는 중간, 후미에도 잘 타는 사람이 배치돼 속도조절과 손발이 잘 맞아야 합니다"고 했다.

이들이 폭주족이겠거니, 혹은 철없는 어른들로 생각하면 오산. 모두가 사회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신사들이다.

할리의 가장 싼 모델가격이 1천200만원대에 이르고 취향에 맞게 옵션을 추가하다 보면 한대가격이 3천만~4천만원까지 드는 오토바이가 많기 때문.

하지만 이들이 뒤늦게 '오토바이 늦바람'이 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박창현씨(50·동서철강 대표)는 "가죽 재킷을 입고 도로를 누비다 보면 젊었을 때 누리지 못했던 자유로움과 기분을 다시 찾은 기분이다.

생활의 활력을 높이는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박용남씨(33·수의사)는 "카리스마 넘치는 할리 데이비슨의 매력에 반해 1년전부터 타고 있다"며 "집단으로 타는 경우가 많고 속도보다는 외양과 안전성에 치중한 제품특성으로 위험하지 않다 "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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