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및 태풍 '매미'와 집중호우로 미질(米質)은 나빠진 데다 수확량마저 크게 떨어졌으니 소득이 줄 수밖에요. 농협빚 갚고 나면 살기도 빠듯한데 농사 지을 맛이 안나지요".
2003년산 추곡수매가 시작된 5일 낮 청송군 청송읍 청운리 농협창고. 올해 경북에서 첫 추곡수매가 시작된 이곳에 모인 농민들의 표정은 수확의 기쁨보다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자신의 논 3천평을 비롯해 모두 4천500여평에 벼농사를 지은 황정호(59.청송읍 청운리)씨는 "올해는 잦은 비로 일조량이 부족해 작년보다 수확량이 30여가마 정도 줄었다"면서 "등급도 특등은 2포, 1등 43포, 2등 5포 등 50포대(40kg기준)를 매상해 319만1천400원을 받았다"며 "이미 농협으로부터 약정수매 선금으로 받은 180만원을 제하면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120여만원 정도밖에 안되는데 우선 농협빚의 이자라도 갚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올해 수매가 동결(특등 40㎏ 포대 6만2천440원)로 등급이라도 잘 받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모두 특등보다 포대당 2천원 낮은 1등이었다"며 "산간지대에서 농사를 지으면 특등은 그림의 떡"이라며 아쉬워했다.
일품벼 50가마를 매상한 김명철(67.청송읍 송생리)씨는 "4천700평 논에 벼농사만 짓는데 올해는 일조량 부족으로 벼가 잘 여물지 않고 수확량도 20여가마 줄었다"고 하늘을 원망했다.
5일 청송읍 청운리 추곡수매장에서는 90농가에서 40kg짜리 2천794포를 수매, 특등 484포(17%), 1등 1천811포(65.8%), 2등 486포(17%), 3등 13포(0.2%)로 나타났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사진:6일 경주시 건천읍 건천농협 공판장에서 실시된 추곡수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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