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평 남짓한 구미 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엔 이주(移住)외국인근로자인 이방인들로 늘 북새통이다.
임금체불이나 산재사고, 직장내 폭행 등의 호소가 줄을 잇는 곳이다.
정부가 17일부터 장기 불법체류자 단속에 나서면서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자 모두 걱정이 태산이다.
모경순(43)씨. 불혹의 나이를 넘겼지만 아직도 처녀인 그는 이곳의 사무처장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대모(大母)'인 동시에 '인권 지킴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수녀를 배출하는 신학원 출신인 그는 딱 10년 전인 지난 1993년 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에 눌러앉은 후 오늘에 이르렀다.
구미공단지역에는 현재 동포를 포함한 중국인 1천500명, 인도네시아인 878명, 베트남인 823명 등 줄잡아 40여개국 4천여명이 3D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이 이곳을 찾아 상담한 건수만 올들어 거의 1천여건에 달한다.
상담소는 부상을 입은 채 안식처를 찾는 외국인근로자들을 사랑으로 보듬고 해결책을 찾는다.
'코리안 드림'에 멍든 이들 외국인들의 마음을 다독거리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모 처장은 "보릿고개로 허덕이던 60, 70년대 우리의 누이 언니 오빠들이 이들처럼 이역만리에서 고향생각으로 눈물짓던 시절이 있었다"며 "우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들도 가족의 생계와 동생의 학비를 대기 위해 한국을 찾아온 것"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그는 임금체불에다 불결한 숙소, 손가락이 잘려도 산재처리조차 해주지않는 악덕업주에 맞서 인권 탄압실태를 낱낱이 조사, 폭로하고 필요할 경우 사법대응도 주저하지 않는다.
또 수개월치의 임금을 떼인 근로자들을 위해선 직접 회사를 방문해 업주에게 "밀린 임금을 달라"고 요구, 끝내 받아내고 만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겐 정말 구세주와 다름없다.
하지만 물의를 일으킨 기업이나 기관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외국인 근로들은 국내에서 6개월만 체류하면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고 일부는 우리말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등 현장 적응이 빠르다.
모 처장은 이런 장점을 산업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에겐 꿈을 찾아 밟은 한국이 정녕 희망의 땅만은 아닙니다.손가락이 잘리고 임금이 체불되는가 하면 인종차별의 벽이 너무 두텁습니다.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잘 살아보겠다고 다짐해보지만 어려움은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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