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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방패'인가, 유일의 '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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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두고 여의도 정가가 시끄럽다.

국회 예결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연일 노무현 대통령과 측근들을 겨냥한 무차별 폭로공세를 펴자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면책특권을 악용한 흑색선전"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17~19일 이병석, 이성헌, 이한구, 허태열, 이주영 의원 등 신세대 '저격수'들을 내세워 각종 비리의혹을 끄집어냈다.

'최도술씨 부인 추모씨 900억원 수수의혹', '이원호씨 살인모의 가담', '노무현 후보 감세청탁', '이호철 청와대비서관 95억원 수수의혹' 등이 사흘동안 흘러나왔다.

심지어 이병석 의원은 "최도술씨 부인이 삼성 300억원, 평양관광 300억원, LG 20억원, 현대 20억원 등 모두 900억원을 모금했다는 진술을 검찰에서 했는데 검찰이 이를 일축했다"며 구체적인 금액까지 거론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19일 "의원의 국회발언에 대해선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면책특권을 악용한 한나라당의 '믿거나 말거나'식 공세가 한계를 넘어섰다"며 적극 대응에 나섰다.

그 일환의 하나로 이호철 민정1비서관이 허태열 의원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전날 예결위에서 이주영 의원에 의해 '썬앤문' 관련 의혹이 제기된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역시 "비겁하게 면책특권 뒤에 숨어 총질하지 말고 국회 밖으로 나와 당당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은 아예 면책특권 남용금지 입법을 강력 추진키로 했다.

배기선 깨끗한 정치 실천특위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면책특권을 이용해 예결위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며 제도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은 "권력비리를 감시통제해야 하는 것은 헌법상 국회의원의 의무"라며 "면책특권은 야당에 주어진 유일한 무기"라고 반박했다.

의원들이 면책특권이 없다면 누가 권력의 비리를 말하겠느냐는 것이다.

문제는 특권의 남발이다.

헌법학계와 법조계 등 전문가들은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헌을 통하지 않고선 면책특권을 제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입법을 통한 규제보다는 '사법부 판단을 통한 제한'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사법부가 모욕죄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발언에 대해 면책의 한계를 명확히 판단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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