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을은 현역의원이 두 명이나 버티고 있지만 정치신인들이 대거 몰려 있는 지역이다
화이트칼라와 중산층이 밀집해있어 비교적 '민도'가 높다는 점이 정치신인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한 탓이다.
그러나 이들 신인 대부분이 한나라당 공천에만 매달리고 있어 당 공천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나라당 내부 공천싸움과 달리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 노동당 후보들의 도전은 비교적 약한 편이다.
한나라당내 공천경쟁은 10.30 대구시의원 재선거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원을 놓고 현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인 윤영탁 의원과 공천경합자들 간에 이견을 보인 것이다.
윤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의 패배에는 박세환 의원(전국구) 등 경쟁자들이 강건너 불구경한 데도 원인이 있다며 강한 불만이다.
내년 총선 공천의 유불리에 따른 이해관계 때문에 벌써부터 균열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의원 재선거 패배후 윤 의원은 출마에 더욱 의욕적이다.
현재 진행중인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한 선거법 위반 공판에서 명예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올 연말 항소심 공판을 무사히 넘길 경우 출마한다는 입장이다.
시의원 재선거때 보인 출마예상자들의 비협조는 윤 의원의 의욕을 더욱 부채질했다.
윤 의원측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겠다는 사람들이 시의원 재선거 때 뭘 했느냐"면서 "이형록(곰두리봉사회장)씨를 제외하고 시의원 선거때 도움을 준 사람이 있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박세환 의원은 시의원 재선거때 비협조를 문제삼는 윤 의원측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 의원은 "윤 의원이 한마디 상의없이 시의원 후보를 공천했지만 상관않고 밀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했다.
시의원 선거 패배후 윤 의원과의 신경전이 계속되자 "결국 제갈길을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어차피 상향식이든 낙점식이든 지지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조직에 매달리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뽑히는 등 시민단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현역 프리미엄을 잘 활용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50대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성수 전 대구시의회 의장, 김성태 전 대구방송 전무가 그들이다.
이 전 의장은 이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한 시의원 출신으로 지역구 관리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95년 2대 시의원 선거 때 여당후보가 몰살당하던 상황에서도 혼자 신한국당 간판으로 당선됐다.
16대때 선거법 위반 때문에 뜻을 접었지만 이번에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방송 초대 보도국장을 지낸 김 전 전무는 이만섭 국회의장 수석비서관, 이회창 후보 언론특보 등 중앙에서의 경력이 탄탄하다.
중앙인맥과 언론계 경력이 든든한 자산이다.
이 지역에 비교적 늦게 안착했지만 최근에 두산오거리에 사무실을 내고 조직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얽히고 설킨 신인들간의 관계도 관심이다.
유승민 전 여의도연구소장, 주성영 대구고검검사, 주호영 변호사 등이 벌이는 동문간, 집안간 공천경합이 흥미롭다.
유 전 소장과 주 검사는 경북고 57회 동기.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으로 유 전 소장이 이 지역 출마를 결심할 경우 절친한 친구사이인 주 검사는 곤란한 처지를 맞게 된다.
하지만 유 전 소장이 대선자금 문제로 곤경에 처한 이 전 총재 문제 때문에 출마 결심을 미루고 있어 둘간의 관계는 아직 유동적이다.
주 검사와 주 변호사는 내년 총선 때문에 거의 갈라선 상황이다.
두 사람은 같은 고향(울진) 출신으로 일가다.
알려진 것과 달리 촌수는 멀다(30촌). 한 때 대구와 울진 출마설로 교통정리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서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 검사는 중앙당 인맥을 총동원해 한나라당 공천을 받는다는 입장이고 주 변호사는 지역구내에 5천, 6천명이나 되는 능인고, 영남대 동창들의 지원이 힘이 되고 있다.
부족한 인지도 제고에 이들의 활동이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지역 법조계에서는 알아주는 '마당발'이다.
김형렬 전 한나라당 경북도지부 사무처장도 대륜고 동문회에 기대를 거는 케이스. 최근에 동문회 차원에서 있었던 '이육사 형제 문학비' 건립에 앞장서 동문회 차원에서 지원 움직임이 있다.
곽창규 전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6대 때 서구를 노렸으나 이번에 지역구를 옮겼다.
여의도연구소에서 지역경제살리기 관련 정책과 공약개발에 주력했다.
이형록 곰두리봉사회장은 박준규 국회의장 공보비서관,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김중권 대표 비서실차장으로 발탁되는 등 30대 정치경력으로는 탁월하다.
14대 국회때는 유력 정치인의 20대 보좌진을 모아 입법모임을 주도했다.
열린우리당 후보로는 이원배 전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이 준비중이다.
우리당 발기인으로 1천500명을 모으는 등 당원 모집을 통해 창당작업에 주력하면서 상향식 공천을 대비하고 있다.
남칠우 21세기생활정치연구소장은 15, 16대에 이어 세번째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다.
16대때는 당시 현역의원과 대구부시장 출신 후보보다도 더 많은 표를 얻기도 했다.
지난번 시의원 재선거 때는 무소속 정기조 후보를 지원해 당선시켰다.
민주당은 19일 이치호 전 의원이 당무위원 겸 지구당위원장에 선임돼 우리당의 분리로 와해됐던 조직 재건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은 건강상 이유로 총선 출마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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