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내 연극 동아리 '예맥' 단원 신창근(37)씨와 정부원(42)씨. 이들은 지난 18일 밤 서울 문화일보홀에서 열린 제24회 근로자 예술제 연극부문 시상식에서 각각 최우수 남자연기상과 연출상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았다는 식의 '대본용 멘트'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땀흘린 결과로 받아들입니다". 두 사람은 "개인상 수상보다는 예맥이 단체 금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더 기쁘다"고 했다.
예맥은 전체 단원 15명 가운데 12명이 낮과 밤을 바꿔 일하는 교대근무자다.
따라서 오전8시, 오후 4시, 자정 이후 등 시간을 가리지 않고 연습해야 한다.
이처럼 열악한 조건을 단원들은 화합으로 극복했다.
신씨는 "비록 아마추어이지만 연극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어떤 프로못지 않다"고 자부했다.
극단 예맥의 올해 출품작은 몇푼 되지 않는 재산을 두고 다투다 해체되는 한 어부의 가정사를 다룬 '아비'(김동기 작). 연출가 정씨는 "돈 앞에서 핏줄까지 무시되는 세태를 숨김없이 표현하고 싶었다"며 "연출상을 주는 걸 보니 비교적 성공한 것 같다"고 했다.
망나니 둘째아들 역을 열연했던 신씨는 "무대를 주시하던 관객들의 시선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관객들의 성원에 감사를 표시했다.
"대학재학 시절 과별 단막극 경연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연극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동호인 극단'이라는 성격에 맞게 신나고, 즐겁고, 재미있는 연극을 공연하겠습니다". 정씨는 "내년부터 근로자 예술제 출품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도 기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986년 입사와 함께 단원으로 활동한 신씨는 "예맥이 1999년부터 2001년까지 근로자 예술제 최고상을 3년연속 수상하면서 전국의 동호인 극단과 근로자 문화단체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며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정년퇴임식을 예맥의 정기공연 무대에서 하고 싶어요. 분장하지 않아도 좋을 중년 역이면 더욱 좋겠죠"(정부원), "죽을 때까지 배우를 할 겁니다.
이게 아내와의 결혼전 약속이거든요"(신창근).
이들은 "연극에 미쳐 15∼20년간의 교대근무도 힘든 줄 몰랐다"며 "우리가 진정한 지역문화 지킴이"라고 강조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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