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전형에서 막판 당락을 좌우하는 논술과 심층면접이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상위권 대학들이 논술과 심층면접을 대학 수학능력을 검증하는 단계로 보고 난이도를 높이는 한편 고급 영문, 한문 등을 제시한 뒤 답하게 하는 방식을 선호하면서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것.
고교 교육과정이 이에 대한 대비책을 제공하지 못함에 따라 수험생들은 좋든 싫든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 틈을 노린 사교육 기관들이 맞춤식, 특정 대학.학과 대비 등을 내세우며 부추기는 고액 과외는 이미 수백만원대에 이르러 빈부 격차에 따른 위화감마저 일으킬 정도다.
고액의 수강료를 내고 특정 학원에 다니는 수험생은 뭔가 특별한 지도를 받고 있다는 착각을 한다
그렇지 못한 수험생은 막연하게 자신이 불리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입시전문가들은 고액 과외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한다.
대학의 출제진 역시 단기적인 족집게식 대처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출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논술.심층면접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논술을 중심으로 방법을 찾아본다.
우선 유념해야 할 점은 논술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단계를 거치며 정확하면서도 창의적으로 풀어나가는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출제 의도 파악과 논제 분석하기
논술 시험은 출제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논술 문제는 대체로 인간의 문제나 현대 사회의 문제와 같은 광범위한 영역에서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 출제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출제의 방향을 파악하지 못할 경우에는 논제와 맞지 않는 엉뚱한 진술을 하기가 쉽다.
논술은 답은 열려 있지만, 답의 방향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방향을 포착하지 못하면 오답을 쓰게 된다.
오답을 피하기 위해서는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가장 먼저 중시해야 한다.
출제 의도는 대체로 논제에서 제공된다.
가령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현대 사회가 지니는 문제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주어졌다면, 현대 사회의 진단 중 '합리성'의 측면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짚고, 그것이 지니는 문제점을 잘 포착해야 정답에 맞는 진술을 할 수 있다.
합리성보다 개인성이나 소비와 같은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면 오답을 하게 된다.
따라서 논제에서 제공된 질문의 요소를 정확하게 추려낼 수 있어야 한다.
논제를 분석할 때는 몇 가지 질문들이 요구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가령 '다음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 주는 글들이다.
제시문을 통하여 환경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지적하고, 각 제시문에서 주장된 해결 방안의 차이점을 비교 분석하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논술하라'와 같은 문제에서는 세 가지 질문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①환경 문제의 원인 ②해결 방안의 차이점 비교 ③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다.
따라서 논술문에는 이 세 가지 질문들이 다 해결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논제를 분석할 때에는 해결해야 할 질문이 몇 가지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에 주의해야 한다.
◇제시문 이해하기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했다면 다음으로는 논점에 맞게 제시문을 이해해야 한다.
각 제시문들은 다양한 내용들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에 제시문에만 국한해 이해할 경우 제시문에서 다양하게 제공된 사항들 때문에 논의의 가닥을 잡아나가기가 어렵다.
특히 동양 고전이나 문학 작품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있기 때문에 논의를 쉽게 풀기 위해서는 논제에서 요구한 논점에 맞춰, 그에 해당하는 사항들만 분석해 내도록 해야 한다.
가령 인간의 웃음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논제에서 요구했다면, 웃음에 해당하는 사항들을 제시문에서 점검하여 논의를 집중시켜야 한다.
제공된 제시문에서 '웃음' 이외에 인간의 사건이나 갈등, 꿈, 추리 등과 같은 항목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시문을 분석할 때에는 논점과 관련된 사항들만 추출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개의 제시문이 제공된 경우에는 각 제시문들을 비교 분석하면서 독해를 해 나가야한다.
가령 제시문이 세 개 제공되었다고 하자. 대체로 제시문들은 화제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 부정적인 견해, 제3의 견해 등과 같은 배열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화제에 따라 각 제시문들이 어떠한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가를 정리하고, 그 차이의 대상과 논거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독해를 해야 논의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
또한 논제에서 요구한 질문들에 대한 정보가 제시문에서 제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별히 논제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없었다면 제시문을 힌트로 삼아 자신의 의견을 펼쳐나가는 것도 요령이다.
단, 제시문의 주장이나 논거를 그대로 자신의 견해처럼 사용하면 안 된다.
논술의 취지가 어떠한 문제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있기 때문에, 남의 주장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남의 주장이 어디까지이고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이 무엇인가를 명확히 구분하여 주장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거 마련과 효과적인 개요 작성하기
논제도 파악하고, 논제의 방향에 맞게 제시문들을 분석했다면 이제 자신의 주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질문의 유형에 따라 가장 적절한 논거 마련 방법을 알아두자.
①만약 상반된 입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에는 우선 나의 입장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정해야 한다.
그런 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논거를 마련하도록 한다.
논거가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을 경우에는 우선 개인, 사회, 국가 등과 같이 단계적으로 차원을 넓혀가면서 그 영역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생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②만약 제3의 대안이나 새로운 대응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는 문제를 받았을 때에는 제시문에서 제공된 다양한 정보들을 추출하여, 이를 바탕으로 각 개별적인 분야들에 해당하는 사례들을 찾아내 논의의 전개를 발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논거를 어는 정도 확보했다면 직접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 대략적인 개요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의 전체 윤곽을 미리 안다면 논의의 산만성이나 엉뚱한 전개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요를 작성하는 이유는 각 개별적인 질문들과 요소들을 어느 단계에 배열하여 적절하게 표출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요에서 논거의 배열이나 내용 전개 항목들을 점검하면 직접 글을 쓸 때 당황하지 않게 돼 주어진 시간 내에 충분히 쓸 수 있게 된다.
개요를 작성할 때에는 서론, 본론 1.2.3, 결론의 구성 방식을 채택하고, 그에 해당하는 화제를 어휘로 기록하고, 각 화제를 뒷받침할 논거들 역시 중심 어휘로 기록하여 무엇을 쓸 것인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개요 작성을 완결된 문장의 형식으로 진술해도 되지만, 개요가 너무 길어 작성하는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은 피해야 한다.
글을 쓰다 보면 그 순간에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라 논의에서 벗어난 사례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한 사례를 지나치게 길게 주장하여 각 논거의 분량을 비례적으로 하지 못해 단락을 잘 배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개요를 작성할 때는 전체 논의 속에서 단락에 대한 배분, 논거와 예시가 적절하고 균형 있게 제시되었는가 아닌가를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개요가 일목요연하고 일관성이 있으며 명쾌하면 완벽한 개요 작성을 한 것이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대목이 있으면 수정한다.
실전에서 수정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요 작성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실제 시험에서 논술문을 작성하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게 된다.
◇쓰면서 퇴고하기
개요 작성이 잘 되었다면 본격적으로 글을 쓰면 된다.
대체로 주어진 시간이 2시간 30분 정도가 될 경우, 논제 파악과 제시문 파악을 한 시간 정도 하고, 개요 작성을 30분 정도, 본격적으로 1시간 정도 쓰면 충분하다.
물론 1시간 동안 어떻게 쓸 수 있는가 생각이 들겠지만, 개요 작성을 어느 정도 완벽하게 하면 1시간 안에 충분히 글을 쓸 수 있다.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거나 정확한 논거를 마련하지 못한 경우에 글을 쓰는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이다.
따라서 개요 작성을 통해서 글의 방향과 입장, 논거를 완벽할 정도로 정리한 후 집필을 한다면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펼쳐나갈 수 있어 시간이 부족하지 않게 된다.
때문에 개요 작성 연습을 충분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을 본격적으로 쓸 때는 어휘의 적절성과, 문장의 정확성, 문장과 문장의 연결과 같은 형식적인 측면들을 고려하면서 글을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혹시 다른 용지에 초고를 쓰고 난 후 원고지에 옮겨 쓰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직접 쓰는 것이 좋다.
쓸 때는 표현에 해당하는 항목들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즉, 그때 그때 글을 수정하면서 글을 쓰고, 시간이 남으면 전체적으로 글을 읽으면서 적절하게 수정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 :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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