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찾은 최완수(61) 간송미술관 연구실장

"진경산수화는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우리 고유의 화법입니다".

최완수(61)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이 20일 대구를 찾아 겸재 정선의 삶과 진경산수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조선왕조 진경산수화'를 주제로 대구가톨릭대 예술학과가 주최한 특별강연에서 최 연구실장은 "겸재의 진경산수화법은 중국문화권에서 이루어진 회화발전의 모든 성과를 종합하여 우리 산천을 그려내기에 가장 알맞도록 맞추어 놓은 것"이라며 "특히 주역의 원리를 도입해 이상적인 화면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최완수는 66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35년 동안 간송미술관, 한자리에서 연구에 몰두해온 학자다. 우리 문화재와 미술사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진경 시대'라는 말로 그를 떠올린다. 진경시대는 조선 후기 미술사에 진경 산수화라는 '주체적'인 조류가 등장하는 것을 설명한 것으로 중국의 풍경을 그리는 사대주의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풍경을 그리는 '자주적'인 그림의 시기를 말한다.

최 실장은 "겸재 정선은 조선 성리학과 중국 화법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산천을 사생해 나감으로써 어떤 화법이 우리 산천의 표현에 가장 적합한지 찾아냈다"면서 "겸재의 진경 산수화는 훗날 추상화의 수준에까지 이르렀으며 후학들은 겸재의 산수화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 것을 우려해 인물 묘사에 치중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 자부심은 우리 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로 이어져 지금까지 한복만 입고 술시(오후 7시~9시)에 자고 인시(새벽 3시~5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한다.

"우리 고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져야합니다. 자기문화에 대한 열등감이나 자기 비하는 문화를 황폐하게 만듭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요즘 한국 전체 불상양식의 변천을 연구하는 '한국 불상의 원류'에 매달리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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