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진학 60% 넘어요"

올들어 실업고생들의 대학진학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젠 '실업고 졸업=산업현장 취업'이라는 등식 대신 '졸업=대학진학=취업'으로 변해 실업고 졸업생들도 인문고 졸업생들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이는 수험생 부족에 시달리는 전문대학들이 지난 해부터 실업고생 붙잡기에 대거 나서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여기에다 동일계 지원시 정원외 3%이내 추가선발이라는 4년제 대학들의 실업계 특전도 실업고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2005학년도 대입수능부터 실업고생만 응시할 수 있는 '직업탐구영역'이 새로 신설돼 실업고생들의 점수취득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자, 학교마다 직업탐구영역을 필수교과목으로 채택하는 등 교육방향을 대학입시 위주로 바꿀 계획이어서 실업고생들의 대학진학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수목적고인 안동생명과학고의 경우 지난해 4년제대학 32명, 전문대 66명이 진학한 데 이어 올해도 이미 수시모집 결과 경북대 18명 등 4년제대학에 53명, 전문대에 62명이 합격했으며 나머지 47명도 정시모집을 통해 상당수가 진학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안동공업고등학교도 지난해 졸업생 270명 가운데 60% 이상이 대학에 진학했으며 올 해도 높은 진학률을 나타내 건축과의 경우 54명 가운데 50명이 이미 수시모집에 합격해 정시모집이 끝나면 95%이상이 진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안동 경안여자정보고도 지금까지 60%에 가까운 대학진학률을 보이고 있으며 청송 전산정보고도 4년제 11명, 전문대 14명이 합격하는 등 농촌 실업고생들이 대학진학 진로를 결정하고 있다.

안동지역 전문대 입시관계자는 "전문대학들이 개설하고 있는 학과들이 대부분 실업고와 연계교육이 가능한 것으로 실업고생들이 자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대학들의 실업계 특전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대학진학을 위해 자녀를 실업계고로 진학시키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의성공고 천수근 진학담당교사는 "기능인력을 배출해야 할 실업고생들의 대학진학이 늘면서 산업현장의 기능인 부족사태와 실업고의 대학진학 전문학원화 우려도 적잖다"고 지적했다.

정경구.엄재진.김경돈.이희대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