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창 북상면 여성감시원들 맹활약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 때문에 큰 마찰도 없고, 주민들도 잘 따라줘 산불예방 일이 재미 있어요".

거창군 북상면에서 활동하는 문혜숙(46.북상면 농산리).권천순(39.월성리).이정숙(44.갈계리).박미애(37.갈계리)씨 등 4명의 여성 산불감시원. 이들의 산불예방 홍보활동이 주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산불감시원 경력 3년째인 문씨는 "농한기 활동으로 생활에 보탬도 되고, 마을을 지날 때는 여자가 추운데 고생한다며 동네분들이 커피나 음료수까지 권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산불감시원의 활동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지속된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산불 때문에 항상 24시간 비상대기해야 한다는 것. 또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비포장 도로와 산비탈 등을 순찰해야 하고, 산불이 발생할 때는 한 말들이 물통을 지고 날라야 하는 등 힘에 부칠 때도 허다하다.

그러나 이들 여성 산불감시원들은 여자라서 못한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더 억척이다.

또다른 감시원 이정숙씨도 "처음엔 밤에 산길을 오르다 넘어져 수없이 다치기도 했다"며 "민원이 생겼을 때 남자들은 곧바로 상대방의 잘못을 직설적으로 꼬집어 싸움나기 십상이지만, 우리들은 우스갯소리를 해가며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니 주민들도 반응이 좋다"고 했다.

북상면은 여성 산불감시원 4명을 포함 모두 8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지난달 18일에는 순찰을 잘해 산불없는 지역이 됐다며 면지역 독림가들이 성금 50만원과 점심을 제공했는가 하면, 위천파출소 북상분소장 구원본 경사는 감사의 뜻으로 호각 1점씩을 선물했다.

변상기 북상면장은 "타 읍면과 달리 북상면은 산림면적이 90%를 차지해 산불감시원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여성요원들이 감시활동을 꼼꼼히 잘 챙겨 지난해에는 산불이 1건밖에 없었다"며 여성 감시원들의 활동에 고마워했다.

거창.조기원기자 cho1954@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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