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표적공천'의 폐해를 걱정함

열린우리당이 장.차관 총동원령 즉 '올인 전략'을 내세운데 이어 정당마다 연예인.아나운서.'탤런트교수' 등 소위 '얼굴값하는' 인물들에 대한 마구잡이 영입전에 부심하고 있다.

이젠 그것도 모자라 상대당 특정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한 표적공천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으니 안타깝다.

'상생(相生)의 정치'-그렇게도 어려운 것인가.

민주주의, 페어플레이가 뿌리내린 선진 외국에서 특정인 죽이기를 위한 표적공천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다.

오히려 상대당의 대표나 원내총무 등 국민적 인기와 지명도를 가진 인물이라면, 그가 비록 정적(政敵)이긴 하나 그를 꺾기 위한 공천방식은 일부러 피하는 게 도리다.

그것이 정치도의이자 인간적 예우요, 상생의 룰이다.

불문율이란 그래서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이다.

17대 공천작업에서도 정당마다 '표적공천'이 있을거라는 얘기는 그래서 슬프다.

부끄럽고 안타깝다.

나도는 얘기를 보면 강금실 법무나 문재인 수석.이철 전 의원, 정찬용 인사수석 등등이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나 정형근, 강운태(민주당) 의원과 맞붙는다거나 이강철씨의 대항마로 한나라당에서 대구출신의 전국적 인물을 투입시킨다거나 추미애 의원을 겨냥, 우리당쪽에서 비중있는 여성을 '러브콜'하고 있다거나 하는 그럴듯한 얘기들이 그것이다.

소위 상대당 대표선수들에게 강적을 골라 내보내 패퇴시키거나 상처를 입히겠다는 전략이다.

부디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올인'이나 표적공천같은 전략이 나쁜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지역대표성과 전혀 상관이 없어질 가능성. 그리고 표적공천에선 오로지 피아(彼我)의 구분뿐이요, 그 결과 유능한 인물들이 도태된다는 점. 또한 이런 전부전무(全部全無)전략이 도(度)를 넘으면 이건 선거가 아니라 전쟁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점이다.

상생의 정치, 공생(共生)의 정치는 그래서 필요하다.

여야 각 정당들은 이런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기 바란다.

"특정인을 표적삼지 말라. 우리는 강금실이 좋은 만큼 추미애도 좋다, 정동영이 필요한 만큼 최병렬도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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