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철역 한쪽에만 출입구?

2호선 범어역 등...시민 큰 불편 예상

내년 9월 개통될 대구지하철 2호선의 중심 역인 범어역(범어네거리), 만촌역(만촌네거리), 죽전역(죽전네거리), 반고개역(반고개네거리)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아무리 빨라도 향후 10~20년동안에는 엄청난 불편을 겪어야 할 것 같다.

지하철 건설본부가 이들 4개역이 지하철 3호선이나 4호선의 환승역이 된다는 이유로 지상 출입구를 제대로 만들지 않고 지하철 3.4호선 완공에 맞춰 출입구를 보완하기로 했기 때문.

그러나 대구지하철 3.4호선은 지하철이 아닌 '지상(地上) 경전철'으로 변경할 것인지 여부조차 결정안된 상황. 게다가 지하철로 한다 하더라도 향후 10~20년후에나 개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 이용객들의 불편은 불가피해졌다.

대구지하철 2호선 구간중 수성구 만촌역의 경우.

이 역은 만촌네거리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산업정보대 방면과 남부시외버스 정류장 쪽으로는 지상 출입구가 없다. 동경병원, 범어4동쪽으로만 출입구가 나 있는 것. 이때문에 인근 중.고교, 대학, 아파트의 주민들은 네거리 바로 밑에 지하철 역이 있는데도 70~80m의 횡단보도를 건너야만 지하철 역으로 갈 수 있다.

만촌3동 아파트주민 대표 이수홍씨는 "지하철 역 부근에 사는 만촌동과 학생 등 3만~4만여명이 사고 위험이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야 지하철역 입구로 갈 수 있다"면서 "지하철 2호선 개통에 맞춰 지하 출입구 2곳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지하철 2호선의 중심 역인 범어역, 죽전역, 반고개역도 마찬가지다.

범어네거리 지하의 범어역은 뉴영남호텔(법원 방향)과 삼성생명(궁전맨션 방향) 쪽으로는 출입구가 없고 그랜드호텔과 신세계예식장 방면으로만 출입구가 나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중 상당수는 역시 만촌역처럼 70~80m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지하철 입구로 연결되는 것.

인근 주민들은 "범어네거리는 달구벌대로와 동대구로가 만나는 중요 교차로로 유동인구가 대구에서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라면서 "그런데도 지하철 입구가 네거리의 2개 방면밖에 없고 10여년후 지하철 3호선과 지선(支線)으로 연결될 때 출입구가 정상적으로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지하철 건설본부는 "범어역과 반고개역은 지하철 3호선, 만촌역과 죽전역은 4호선과 연결되는 환승역"이라며 "이때문에 각각 3호선과 4호선의 완공에 맞춰 부족한 출입구를 설치할 계획으로 되어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현재와 같은 지하철 입구는 지난 96년 지하철 2호선 계획 승인 당시 주민 공람을 거쳐 결정된 사항이라는 것.

그러나 지하철 3호선은 아무리 빨라도 2006년 착공, 2016 완공 계획인데다 이마저도 1조1천276억원의 예산확보를 위해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야하는 유동적인 사안. 게다가 지하철로 할 것인지, 아니면 지상(地上)의 도시철도로 할 것인지 여부도 아직 최종 결정안된 상태다. 또 지하철 4호선은 3호선 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사업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어서 언제 할수 있을지 조차 기약할 수 없어 상황이다.

이수홍씨는"당시 주민공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일대 주민들이 아무도 몰랐을 정도로 형식에 그쳤다"며 "시민들이 10~20년동안이나 겪어야 할 엄청난 불편을 생각한다면 지하철 3.4호선 개통을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하철 2호선 개통에 맞춰 지하 출입구를 보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약도 = 지하철 2호선 구간 일부 지하철 역의 지상 출입구가 없어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그림은 삼덕역-수성역-범어역-수성구청역-만촌역.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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