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대도동 ㅁ식당 주인 김모(63.여)씨는 "부추값이 워낙 비싸 최근 반찬목록에서 부추전을 뺐다"며 "찬거리 값은 천정부지로 솟는데 손님 떨어질까봐 밥값도 못올린다"며 울상을 지었다.
시장에서는 가격이 올라 1천~2천원어치는 아예 팔지도 않는 품목이 숱한데도 농협공판장 등 채소류의 산지가격은 작년 이맘때보다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장바구니 경제와 동떨어진 가격구조가 형성되는 것은 중간단계에서 시장가격 형성을 심하게 왜곡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산지표정=농협 관계자는 일부 중간 유통상들이 불황에 따른 매기부진을 가격인상으로 만회하기 위해 석유류 등 일부 공산품과 공공요금 인상분위기에 편승해 덩달아 값을 올리는 이른바 '분위기 물가'가 형성되고 있다며 당국자들이 현장에서 물가지도와 단속을 펼칠 것을 촉구했다.
포항농협에 따르면 배추상품 한 포기 값이 지난해 이맘때는 3천원 가량이었으나 최근에는 500원대에 형성되는 것을 비롯해 무 20㎏ 한 포대는 3천원(작년 1만8천원), 대파 1㎏ 800원대(작년 1천400원), 상추 4㎏ 5천원대(작년 2만원대)로 주요 채소류의 가격이 약세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또 오이(1㎏ 2천500원)와 부추(500g 1천원대)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감자(1㎏ 5천원)와 고추(근당 6천원) 등 일부 양념류 가격이 일년 전에 비해 다소 올랐다고 공판장 관계자는 밝혔다.
▲소비시장 분위기=최종 소비시장 사정은 딴판이다.
포항의 한 대형소매점(할인매장) 야채담당자는 "수급량에 따라 매일 변동이 있지만 시금치, 부추 등의 가격상승이 특히 눈에 띄고 품목을 특정할 필요도 없이 전체적인 가격대가 작년에 비해서도 올랐으며, 최근에도 꾸준한 상승세"라고 말했다.
소매상들도 "지난해 태풍 매미 여파와 설 연휴부터 이어지는 한파 영향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내 최대 규모의 시설농업단지인 부산 강서구의 김정근(49)씨 등 산지 농민들은 "매미로 인한 생산량 타격은 지난 초겨울로 대부분 봉합됐고, 불황에 따른 소비량 감소로 수급에도 큰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농민들은 가격저하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점=생산지 가격은 내렸거나 약보합세인데 반해 도시 소비자들에 대한 공급가격은 오르는 기현상이 빚어지면서 농민과 도시서민 등 저소득층이 왜곡된 가격구조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다.
산지 가격은 꿈틀거릴 기미도 보이지 않는데 중간상인들이 알아서 '분위기 가격인상'을 주도하는 것.
이에 대해 서민들은 당국이 물가관리를 소극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살리기'를 외치지만 현장 분위기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다는 뜻.
포항지역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당국과 일부 유통상들이 '계절적 요인', '원자재 가격인상', '원유가 인상' 등을 들어 분명한 물가인상 요인이 발생했고, 이런 요인들이 모든 물가에 적용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러나 이같은 책상머리 행정과 섣부른 판단이 오히려 물가 인상을 방치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