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륜구동 오프로드 동호회 'TK코란도'

매주 금요일이면 대구 산격동 전시컨벤션센터 앞 주차장에 수십대의 코란도가 몰려든다.

대구.경북지역 코란도 동호회인 'TK코란도'의 정기 모임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기모임 외에 주말이나 휴일엔 바깥 나들이를 떠난다.

오프로드를 찾아 짜릿한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 TK코란도 회원들은 자동차는 교통수단이 아닌 생활의 즐거움이라고 했다.

◇어디든 달린다

TK코란도 회원들은 세미(Semi) 오프로드를 간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SUV는 물론, 상당수 수입 SUV도 완전한 형태의 오프로드를 가기엔 무리라는 것. 완전한 형태의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서는 차량을 완전히 개조해야한다.

하지만 동호회원들은 세미 오프로드라도 웬만한 비포장길은 물론 해변 주행도 문제없다고 했다.

"이 달 초엔 상주에 있는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에 올라갔는데 정말 험하더군요. 해발 500m가량의 산 능선을 따라 주행을 하는데 양옆이 낭떠러지였습니다.

정말 아찔했습니다.

모두 14대가 갔는데 진땀이 났어요. 무섭지 않냐고요? 가보지 않은 사람은 그 즐거움을 모릅니다". 동호회 회장 정연규(30)씨는 직접 느껴보면 다르다고 했다.

정 회장은 동호회의 세미 오프로드 주행을 '떼 드라이브'라고 불렀다.

모든 동호회원들이 차량에 무전기를 장착, 상호 교신을 하며 일렬로 가기때문에 안전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것.

4륜 구동이라 눈길.빙판길도 큰 어려움이 없다고 회원들은 말했다.

실제 주행에서는 체인을 감는 것보다 4륜 구동 차량이 덜 미끄러진다는 것이다.

해변도 이들의 질주 장소다.

주로 가는 곳은 감포 해변. 모레가 타이어를 꽉꽉 움켜쥐지만 '힘만 주면' 쌩쌩 달린다.

세미 오프로드 나들이 장소는 주로 입소문을 통해 정한다.

'어디 어디가 괜찮다'는 정보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많다는 것.

최근 다녀온 곳은 상주 활공장 외에 영천 금호강둑길, 그리고 보현산 천문대. 영천 금호강둑은 울퉁불통한데다 물도 군데군데 고여 있어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스릴을 느꼈다고 회원들은 전했다.

정한욱(25) 회원은 "승용차는 못 가는 길을 SUV는 갈 수 있어 즐겁다"며 "내 차의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있어 동호회 모임만 기다리고 산다"고 했다.

◇저절로 차를 익힌다

오프로드 나들이를 하지 않을 때는 정기모임을 통해 차량정비를 주로 한다.

자신이 모르는 차량 정보를 교환하고 다른 회원들의 도움을 빌려 직접 차를 고치기도 한다.

"체어맨.에쿠스 등 요즘 나오는 고급차에는 자동점등장치가 달려 나옵니다.

터널 등 갑작스레 어두운 곳에 들어가면 센서가 감지, 자동으로 미등을 켜 주는 것이죠. 하지만 일반 운전자들은 이 장치가 대단한 것인줄 압니다.

부품값이 불과 1만4천여원에 불과한데도 말이죠. 동호회 활동을 하면 이런 부품도 싸게 사서 서로의 차에 달아줍니다.

물론 수공비가 들지 않죠" 정 회장은 동호회의 장점이 이런 곳에 있다고 했다.

부품도 공동 구매를 해서 사기 때문에 시중가보다 10%∼20% 가량 싸게 구입한다.

TK코란도 회원들의 차량엔 차량 전압을 항상 확인시켜주는 볼트 게이지가 달려 있다.

이 부품 역시 공동구매를 통해 구입, 모든 회원이 장착했다.

덕분에 배터리가 방전돼 차량이 멈춰버리는 염려를 모두 잊고 산다.

항상 차량 전압 점검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초보 회원들은 동호회 활동을 통해 '차 박사'가 되어 가고 있다.

630여명의 회원 가운데 80%가 20대지만 회원들은 사고가 먼 나라 얘기라고 했다.

회원 김세훈(25)씨는 "차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있다"며 "젊은 세대가 많아 차를 과격하게 몰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오프로드 주행을 통해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몸으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바른 운전 예절을 위해 모임이 있는 날엔 술을 절대로 마시지 않고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회원들에 대해서는 '제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누구나 도전 가능

TK코란도 회원들 가운데는 여성이 10여명 있다.

여성도 험한 운전 도전에 나서고 있는 것.

남성 회원들은 여성 회원들의 운전 수준이 남성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했다.

성별에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세미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다고 회원들은 말했다

김미정(22.여) 회원은 "SUV를 타고 험한 길을 달리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며 "여성이라고 못할 것이 전혀 없고 오히려 남자보다 더 잘한다는 얘기까지 듣는다"고 했다.

여성뿐만 아니라 최근엔 각계 각층에서 회원 가입이 잇따르고 있다.

30대는 물론, 40대와 50대 회원까지 가입하고 있는 것. 50대 회원들은 2명으로 대구시내에 근무하는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이다.

"누구나 도전 가능하지만 기본은 갖춰야합니다.

오프로드를 즐기기 위해서는 4륜 구동 차량은 필수이고 마모가 심해지기 때문에 항상 타이어를 점검해야 합니다.

오일이나 냉각수도 물론이지요. 험한 길을 달리면 도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릴 수 있습니다". 정 회장은 혼자 달리는 것보다 함께 달리면 더 신난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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