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근농사 특허 '성공시대 예약'

"저도 한때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흙은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으며 흙과 승부할 겁니다". 가구공장 경영 등 화려한 경력을 뒤집고 8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이상근(40.칠곡군 왜관읍 금남리), 박흥숙(40) 부부. 이들 동갑내기 부부는 겉으로 지극히 평범한 농사꾼의 모습이지만 연근농사를 지으며 연근의 효용성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개발하는 연근박사(?)들이다.

막연히 연근농사만 지어 시장에 내다파는 일상적인 농사형태를 탈피했다.

최근엔 3년동안 개발해온 연근식혜와 연근 음료수를 개발해 특허까지 출원했다.

이씨는 "연근이 몸에 좋다는건 이미 동의보감에서 증명됐다"며 "몸에 좋은 연근을 어떻게 많이 먹게 할지 연구하다가 식혜와 음료수를 만들었다"고 했다.

충북 단양이 고향인 이씨는 고교 졸업후 수석(水石)에 심취, 직접 수석을 깎고 좌대를 만들면서 자연히 가구조각 기술을 익혔고, 붙박이장이 한창 유행하던 80년대에 가구사업까지 펼친 야심찬 재능꾼이었다.

그러나 가구사업의 불황으로 사업이 실패하면서 설상가상으로 왼쪽 손가락들을 절단하는 사고(5급 장애인)를 당했고, 방황과 좌절 끝에 모든 것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지난 96년 결혼한 뒤 달성 하빈에서 3년동안 연근을 재배하는 남의 집살이를 한 뒤 연근재배법을 익혔다.

99년 칠곡군 왜관읍 금남리로 이주하여 남의 농토를 빌려 본격적인 연근농사를 시작했다.

"연근농사를 하면서 재미를 봤지요. 그러나 석적면 낙동강변 하천부지에 2만6천여평의 연근농사를 지으면서 대농의 꿈에 부풀어있다가 태풍 '루사'와 '매미' 등 2년간에 걸친 태풍피해로 투자한 2억5천여만원을 고스란히 날려 버렸습니다". 모든게 제자리로 돌아와 버렸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올해 다시 왜관읍 금남리에 1만2천평을 임대하여 연근농사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면서 작년 11월29일엔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연근 무농약 재배로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경북도 1호이자 대구.경북에선 두번째다.

특히 3년전부터 연근식혜와 연근음료수 제조를 시작해 작년 12월 특허청에 특허를 출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굴지의 음료회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씨는 연꽃을 화분에 피워내는 특별한 기술도 터득했다.

작년 엑스포때 선보이기도 했던 이 기술은 경북도 농업기술원과 협의해 올 석가탄신일 때 특이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반찬용에 머물고 있는 연근을 생즙으로 갈아서 요구르트 등 맛있는 음료수에 타서 드시면 피를 맑게하고 간과 장에 좋다고 동의보감에 밝히고 있다"며 연근즙 생활화를 권유하고 있다.

최근 본격적인 연근수확을 시작한 이들부부는 1kg당 5천원에 주문받아 택배로 우송해 준다.

문의 054)976-6130, 011-9590-6139.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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