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서양음악은 벽돌을 쌓아 집을 짓듯 화성과 화음으로 음악을 완성해 나간다.
반면 국악에는 화성이나 화음이란 개념이 없다.
국악은 합주를 하더라도 각 악기의 음색이 포개져 새로운 음의 빛깔을 만들어낸다.
연주자들의 호흡이 척척 들어맞는다면 소리의 궁합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국악실내악단 '해오름'의 소리결도 그렇다.
30대 국악연주자 8명으로 구성된 '해오름'은 요즘 대구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국악 실내악단이다.
양성필(대금) 엄윤숙(가야금) 장정숙(거문고) 권보미(거문고) 박종옥(대금/소금) 김은진(해금) 최병길(타악) 심익찬(타악)씨를 단원으로 두고 있다.
'해오름'은 올해로 창단 7년째를 맞았다.
이들의 음악 행보에는 실험적 요소가 강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졸음오는 난해한 음악을 천착하지도 않았다.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신명난 국악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해오름'의 연주회에는 대금 소금 가야금 거문고 해금 장구 등 국악기와 첼로 바이올린 기타 등 양악기가 공존할 때가 많고 성악과의 접목도 시도된다.
대표 양성필(대구시립국악단 대금 수석)씨는 '해오름'을 '퓨전.크로스오버' 국악단이라고 소개했다.
관객들을 행복하게 하는 음악을 정제하기 위해 단원들이 수많은 연습과 토의를 거치는 준비 과정에서 느끼는 긴장감은 짜릿한 아드레날린 분비로 이어진다고 했다.
대부분 음악인들의 사정이 그렇듯 '해오름' 역시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외부 도움이라고 해봤자 대구시 지원금 연간 몇백만원이 전부여서 단원들이 운영비를 갹출한다.
이들은 창단 이후 정기연주회 5회를 포함해 수 많은 연주회를 가졌지만 단 한 장의 초대권도 발행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들의 연주회 객석 점유율은 80%에 이른다.
양성필 대표는 "국악기가 서양악기와 만났을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서양악기의 소리가 국악기의 그것보다 크기 때문에 5 대 5 편성을 할 경우 자칫 국악기의 은은한 맛과 음색의 자연스러움이 양악기에 묻혀 빛이 바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양 대표는 "앞으로 좀 더 순수한 국악 음악에 치중하는 한편 순수 국악 창작곡을 위촉받아 초연하는 무대를 많이 만들겠다"며 "또한 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해 연주 기회를 부여하고 키워나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오름'이 이름 그대로 한국 국악계의 떠오르는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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