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과 예술은 생활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닙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점에 있어선 여러분이 공부하는 의학이나 의술도 예술입니다".
15일 오후 7시 경북대 의대 강의실. 50여명의 의대생들이 안은미 대구시립무용단장의 '끼있는 강의'에 몰입돼 있었다.
안 단장이 춤의 기원과 역사, 감상법 등을 특유의 넉살좋은 입담으로 풀어가자, 학생들은 배를 잡고 웃고 때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핵심'을 공책에 기록했다.
본과 1학년인 양동석(22)씨는 "이 강좌는 전문가를 통해 사회 전반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강의가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어 공부에 지친 심신의 피로를 덜어준다"고 말했다.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의사가 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경북대 의대의 '사회학교'(소셜스쿨)가 의대생은 물론 의대 교수, 간호사 등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인기 교양강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회학교가 개설된 것은 지난 2001년 2학기. '의사는 사회를 너무 모른다'란 사회의 비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의대 교수, 동문 개원의사, 학부모 등이 뜻을 모아 마련한 강좌이다.
물론 학점이 없는 비정규 강좌이다.
그러나 한 눈 팔 겨를 없이 공부에만 매달려야 하는 학생들에겐 사회 각 분야와 삶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격주마다 열리는 이 강좌의 강사들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변호사 박원순.박은수씨,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 교수, 소설가 이윤기.이인화씨, 사진작가 박진우씨, 서울서 활동 중인 의사출신 의학전문기자들과 공무원 등등.
이날 강의한 안은미 단장은 수강자들의 '앙코르'에 의해 두번째로 의대 강단에 서게 된 것이다.
사회학교 교장인 강덕식 진단방사선과 교수는 "학생들에게 의사로서의 사명감, 책임감, 윤리의식 등을 갖게 하고 풍부한 교양을 습득하는데 도움을 줄 목적으로 강좌를 마련했다"며 "이런 덕목은 결국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고 이웃과 사회를 배려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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