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률(30)의 음악에는 고전적인 감성과 도시적인 세련됨이 공존한다.
중저음의 매력적인 음색, 노골적이지 않아도 듣는 이의 기억과 감성을 자극하는 감미로운 멜로디는 그의 음악이 오랫동안 팬들의 사랑을 차지하는 이유다.
미 버클리음대에서 4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지난해 5월 돌아온 김동률이 최근 4집 '토로(吐露)'를 내놓았다.
3집 '귀향' 이후 2년 5개월 만의 신작. '토로'는 각종 음반판매순위, 방송횟수에서 1위에 올랐다.
"공백이 꽤 길었던 데다가 앨범의 클래식한 성격 때문에 대중적인 사랑은 못 받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의외의 반응에 놀랐습니다.
음반을 내기 전에는 앨범 판매량보다는 평론가들의 호평을 기대했거든요".
4년간의 유학생활. 그에겐 무엇이 남았을까.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을 배웠죠. 타고난 재능을 좋은 환경에서 꾸준히 연마해온 다른 친구들의 실력에 놀라기도 했고요". 그의 설명은 이어졌다.
"지금까지 낸 앨범은 너무 타고난 감성에만 의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음악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다시 의심하게 됐죠".
이번 앨범은 유학시절 끊임없이 계속됐던 음악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클래식을 바탕으로 한 서정적인 선율로 풀어냈다.
"사실 대중음악인인 제가 문화의 선봉장 같은 고급 예술을 추구하는 건 아니잖아요. 지금까지 동시대와 교감하는 음악, 대중이 좋아하고 느끼는 음악에 대해 간과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 음반은 사람들이 김동률에게서 기대하는 바를 정확히 짚어낸 지극히 '김동률 식' 분위기다.
김동률만의 색깔을 너무 오랫동안 고집하는 것은 아닐까. "새로운 시도나 변화가 작위적이거나 기획으로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음악인으로서 자신이 가진 관심 분야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묻어나야 하는 거죠".
4집 '토로'는 거의 전 트랙에 걸쳐 54인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관현악 연주가 뒷받침하고 있다.
타이틀곡 '이제서야'는 김동률 풍 발라드의 모범 답안. 도입부 중저음으로 시작해 후반부에 격정적인 분위기를 끌어내는 대중적인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는다.
하지만 김동률의 분위기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곡은 '잔향'이다.
김동률의 독특한 음색과 유려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매끄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제 음악적 취향이 분명하게 나타난 곡이죠. 클래식의 색깔을 최대한 끌어내면서도 작위적으로 두 장르를 섞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올해 대규모 공연을 통해 팬들과 만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항상 들어주고 좋아해주시는 팬들에게 책임감을 느낍니다.
팬들의 사랑은 제가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자극인 동시에 부담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음악을 통한 자아 찾기'를 계속해온 김동률이 팬들 곁에 한 걸음 더 다가올 날을 기대해본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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