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라진 총선 풍속도..'5일장을 공략하라'

5일장이 농촌 선거구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농촌지역 경우 17대 총선부터 정당.개인연설회가 없어진 데다 한층 강화된 선거법 등으로 선거 열기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또 선거구가 워낙 넓은 탓에 지역간 이동시간도 적잖아 후보들마다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게다가 본격 영농철이 시작되면서 유권자 접촉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이에 따라 농촌지역의 각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유권자들이 비교적 많이 몰리는 5일장 공략 전략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오전이 지나면 대부분 장이 파하고 말아 이마저도 여의치 못한 형편이다.

4일 의성 도리원(봉양) 5일장. 시장 입구인 봉양파출소 앞과 또다른 시장통에는 각 후보들이 자신을 알리는 가두연설에 나섰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지난 선거와 달리 냉담하다.

시장 상인 최모(55.대구시 북구 읍내동)씨는 "후보들의 가두연설도 귀담아 듣지않는 등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크게 떨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유권자들은 장터에서 후보들의 얼굴도 보고 농촌 발전 공약도 들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농민 배모(66.의성군 봉양면)씨는 "오늘 장에서 후보들을 처음 봤다.

후보들이 나름대로 주관만은 뚜렷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모두 7명의 후보가 출마한 군위.의성.청송지역에서는 비교적 규모가 큰 5일장이 서는 날이면 각 후보 진영의 '명당 자리잡기' 싸움도 선거전 만큼 치열하다.

시장 입구 등 좋은 자리를 선점하지 못할 경우 가두연설은 고사하고, 다른 후보들이 연설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4일 청송장날에는 의성 도리원에서 가두 연설을 마친 후보들이 합세하면서 여러 후보들이 무개차와 함께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좁은 시장통 입구에서 한꺼번에 가두 연설을 하기에는 장소가 너무 비좁았다.

이 때문에 일부 후보들만 각각 조금씩 떨어져 가두연설을 했을 뿐 다른 후보들은 시장에서 유권자들을 찾아나섰다.

이에 각 후보 진영은 5일장의 황금시간대인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시장입구 등 '명당'에서 가두연설을 하기위한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농민 김모(45.의성군 봉양면)씨는 "대부분의 농민들이 아침 일찍 장에 나갔다가 되돌아오기 때문에 오전 11시 이후에는 가두연설을 듣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농민들 또한 5일장이 아니면 후보를 접하기 어려워 이번 선거는 5일장이 후보를 선택하는 데 적잖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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