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들은 총선 총평에서 '여당엔 힘을 주고 한나라당엔 기회를 줬다'고 썼다.
여기에 하나 덧붙이고 싶다.
"국민들은 여성에게도 기회를 줬다". 지역구 10명과 비례대표 29명을 합쳐 의원총수의 13% 39명이 대거 여의도에 입성한 것은 분명 한국의 정사에 한 분수령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여성정치시대의 개화(開花)라고 보기엔 때이름을 생각한다.
국회에서의 역할, 향후 4년의 성적표가 B학점이냐 C학점이냐에 따라 꽃망울은 필 수도 있고 그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39명의 여성 선량들은 '리트머스 시험지'다.
그들의 원외(院外)에서의 뛰어난 능력이 원내에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여성정치시대는 꽃망울로 끝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박근혜가, 추미애가 지금 정치판에 떠있다고 해서 그들이 성공의 표본은 아니다.
실패의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여성의 원내진출의 급증은 남성중심의 정치환경이 국민신뢰를 추락시킨데 따른 일시적 반작용일 수 있다.
그러나 여성들에겐 이것이 기회다.
39명의 실패는 그들의 실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꽃망울 맺은 수많은 후배여성들의 희망을 좌절시키는 것이다.
39명의 '현역'과 수많은 여성 대기자(待期者)들은 국민들의 이같은 당부와 희망의 소리를 새기기 바란다.
국회는 말할 것도 없고 행정부와 경제계, 그리고 각 전문분야에서 프로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둘째, 국민들이 여성당선자들에게 주문한 바 부패하지 않는 정치, 약자를 위한 정치, 국민생활 구석구석에 숨겨진 채 구겨지고, 버려지고 고쳐지지 않은 '누적된 모순'들을 찾아내서 긁어주라는 것이다.
여성특유의 감각이라야 해결할 수 있는 숙제는 너무도 많다.
무엇보다 '여성정치인이 여성을 대변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고쳐가야 한다.
아직은 여성의 정치입문을 막는 사회적 편견과 제도의 함정도 숱하지만 여성계 스스로의 문제, 내재적(內在的) 한계성도 분명 있을 터이다.
이런 걸 뛰어넘어야 한다.
정치적 자생력은 거기서부터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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