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열린우리당 총선 출마자들이 30일 대통령 정치특보로서 대구를 찾은 문희상(文喜相)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거침없는 말들을 쏟아냈다.
출마자들은 낙선 충격에서는 벗어났으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은 고향에 대한 서운함과 억울함이 아직 가시지 않은 듯했다. 한 경북 지역 출마자는 아무리 해도 안된다는 '계모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모두 쏟아 친모 이상으로 고이고이 길러줘봤자 친모가 나타나면 하루아침에 계모를 버리고 가는 자식을 바라보는 심정이 대구.경북의 선거결과를 바라보는 열린우리당 출마자의 심정이라는 설명이었다.
영남행 투어에 나서기 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영남지역에 대해 장시간 의견을 나누었다는 문 전 실장 역시 이날 이들과 오찬과 만찬을 차례로 갖는 자리에서 "한 마디도 빠뜨리지 않고 그대로 청와대와 중앙당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구는 참석대상자 12명 가운데 10명이 참석했고 경북에서는 15명의 출마자 가운데 14명이나 참석할 정도로 출석률(?)이 높았다.
문 전 실장이 대통령 대신 위로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었다. 탄핵사태가 해결되면 대구.경북 사람을 제일 먼저 청와대로 불러 위로를 하겠다는 대통령의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전 실장은 "여러분들에 비하면 거저 당선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죽자살자 했는데도 떨어져 어떻게 위로의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절대로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강한 여당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활동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지역과 사람에 대한 배려를 요구한 것 이외에도 주목할 만한 몇 가지 주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DJ 정부 시절과 같은 무계획적인 지원이 반복되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밑빠진 독에 물 붓기'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지원을 받고 이를 근거로 정치적 싹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역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강조였다.
인재 양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필요할 때면 사람이 없어 다른 자리에 있던 사람을 데려다 써봤자 끝나면 항상 제 자리로 돌아가고 말아 매번 결과는 '원위치'라는 주장이었다.
또 힘있는 여당이 분명하게 살아 있음을 보여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달라는대로 '떡'을 줘서는 안되고 여당의 역할과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만큼 여당과 정부와의 연결통로도 꼭 필요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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