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91개국을 돌아다녔지만 대구는 처음입니다".
'중국견문록'의 저자이자 '바람의 딸'로 잘 알려진 한비야(韓飛野.45.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씨가 9일 오후 대구를 찾았다.
이날 한씨는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에서 주부와 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비야가 만난 지구촌 사람들'이란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여러분 방에 세계지도나 지구본이 있습니까?"란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한 한씨는 최근 방문한 아프리카나 중동지역 아이들의 처참한 실상을 이야기했다.
3년전부터 월드비전의 긴급구호팀장으로 일하면서 르완다와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굶주림이나 전쟁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돕고 있기 때문.
한씨는 "소말리아에서 한 어머니가 죽어가는 아이의 입안을 보며 '이빨이 나고 있다'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인류를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았다"며 월드비전에서 일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현재 한씨는 가난과 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 구호를 위해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
지난 6일 아프리카 서부 라이베리아에서 잠시 한국으로 돌아온 한씨는 지방 강연회를 마치고 11일 다시 이라크로 떠난다.
5개 국어(한국어.영어.일어.중국어.스페인어)를 구사하는 한씨는 "이제 혼자서 돌아다니며 전 세계의 문화를 접하기보다 가난한 인류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재미보다는 교훈과 감동을 느끼는 듯했다.
구남수(33.여.대구 중구 동산동)씨는 "평소 한씨 팬이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오지(奧地)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강의를 듣고 나니 가깝게 느껴지고 어떻게든 돕고 싶다"고 말했다.
유선교(13.대구 수성중1년)군도 "앞으로 꿈을 크게 가져야 겠다"며 "일주일에 800원씩 모아 아프리카 어린이 한 사람을 돕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날 10층 로비에서는 '북한 용천어린이돕기' 사진전시회 및 모금행사도 함께 이뤄졌다.
대백프라자는 월드비전에 500만원의 성금을 기탁했으며, 이날 강연에 참석한 수십명의 참가자들도 십시일반 작은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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