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진정한 선물 의미 살려야

어느 설문조사에 의하면 주부의 93%가 가정의 달 선물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선물 비용으로 어린이날은 10만원 미만(59.8%), 어버이날은 10만∼20만원(49.2%), 스승의 날은 10만∼20만원(44.3%)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생활에 여유가 있고 선물을 해도 티끌만한 후회나 부담보다 칭찬소리가 더 높다고 하면 몰라도 지나친 고가의 선물이나 촌지로 서로에게 부담이 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매년 어린이날만 되면 자녀의 손을 잡고 외출해 선물을 사주고 맛있는 음식을 먹이는 게 우리 사회의 불문율처럼 돼있다.

평소 못다 베푼 사랑과 정성을 모아 이날만은 아이들에게 즐겁게 해주려는 부모의 심정은 한결같을 것이다.

그런데 일부 부유층에서는 호화판 잔치를 열거나 고가의 선물을 사주어 그렇게 못 해주는 서민층 부모와 아이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일도 적잖다.

요즘 돈 있는 부모들은 평소에도 아이들을 물질을 앞세운 과보호로 감싸는 바람에 소비적이고 이기심이 많은 '공주'와 '왕자'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

아직도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는 대다수 서민층은 물론 9천여명의 소년소녀가장, 10여만명에 이르는 결식아동, 매년 4천여명의 버림받는 어린이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집에서 정성들여 도시락을 준비해 야외나 공원으로 소풍을 가고 선물도 책, 학용품 등 실용적인 것으로 해주어도 충분한 것이다.

특히 어린이날 반짝 행사로 끝내기보다 평소에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장차 꿈이 무엇이며 어떤 일에 취미가 있는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의하는 것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해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이선희(대구시 침산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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