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산골학교끼리 공감대가 형성되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어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한-일 양국의 농촌지역 중학교가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영천 화산중학교(교장 오수현)와 일본 마에츠에중학교(교장 이노우에 시게토.井上重人.57)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자매결연을 맺고 3년째 친선교류를 하고 있다.
이들 양교는 닮은 점이 많다.
전교 학생수는 양쪽 모두 50여명 남짓. 학교 소재지도 농촌이라는 점 등.
그래서 서로 끌렸을까. 지난 2002년 수학여행지인 경주에서 우연히 만난 양교는 서로가 "자매결연을 맺자"며 제의해 교류가 시작됐다.
이어 양교는 지난해부터 3학년 졸업반을 중심으로 서로 방문을 하고 있다.
화산중 신재현(3년)학생회장은 "일본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됐고 더 넓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12일 영천화산중학교에는 마에츠에중학교 학생 19명이 방문했다.
화산중 학생들은 일본학생들의 방문에 맞춰 수개월간 일어회화를 공부했다.
이날 양교 학생들은 일어와 영어, 그리고 손짓 발짓까지 동원해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이들은 언어의 장벽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단지 해맑은 웃음이 있었을 뿐이다.
올해는 합동수업도 일정에 포함시켰다.
화산중은 최근 전국과학박람회에서 1위를 차지한 실력을 과시하며 과학수업을 실시했다.
영화속에서 탄생한 탱탱볼(플러버)을 함께 만들며 추억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또 앞서 환영식에서는 화산중학교 학생들이 에어로빅과 단소연주를 선보였고, 이에 마에츠에 중학교 학생들은 합창으로 화답, 우애를 다졌다.
오수현교장은 "그동안 세차례 교류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두나라 학생들의 친선을 도모할 것"이라며 "양국문화를 심도있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일본 방문단의 타카다세이군은 "한국학생들의 환영에 감사하고 다음달에 일본을 찾아오는 화산중학생들에게 우리의 자랑거리를 많이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노우에 시게토 교장은 "한국학생들이 밝고 학교가 아름답다"며 "과거사를 잊고 양국이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며, 합동과학수업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교의 우정은 날이 갈수록 깊어가고 있지만 일본 마에츠에중학교 학생 수가 해마다 줄어드는 바람에 내년 다른 학교와 통폐합설이 나오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 해주고 있다.
영천.이채수기자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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