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는 괜찮았는데 소프트가 영 시원찮았다". 14일 열전 4일간의 막을 내린 제42회 경북도민체전에 대한 평가는 어떠할까. 개최지 경주시와 주최측인 경북도.경북체육회는 '성공 체전'이었다고 자평할 것인가. 백상승 경주시장과 조창현 경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대회였다"고 평가했지만 이번 도민체전은 도민체전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한계를 모두 드러낸 대회였다. 그 만큼 남긴 과제도 컸다.
경주시는 굵직한 국.내외 행사를 치른 경험으로 메인스타디움 등 경기장 시설을 단장하고 도로를 정비해 찬사를 받았다.
개.폐회식 행사도 많은 돈을 들여 성대하게 펼쳤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좋았다. 체전 기간 1만여명의 선수단이 머물며 돈을 뿌린 만큼 경주시는 기대했던 경제적 효과도 충분히 거뒀다.
경주시는 그러나 세부적인 대회 준비를 잘못 해 '도민 화합'이란 체전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개 종목이 펼쳐진 각 경기장마다 대회 준비가 소홀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문제는 경주시가 유관기관의 협조를 끌어내지 못한데 있었다. 대회본부 관계자들은 경주시가 지역 체육인 등을 배제한 채 시 공무원만으로 체전 기획단을 구성해 경기장마다 실질적으로 일할 사람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몇몇 종목에서 경기에 부적합한 용기구를 구입해 말썽이 된 것도 체육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에 의해 업무가 추진됐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경북체육회는 더 이상 도민체전 개선안 마련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부분적인 손질이 아닌 전면적인 제도 개선으로 도민체전의 기본 틀을 바꿔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매년 되풀이되는 '부정선수' 시비를 근절하고, 도민체전 출전만을 위해 일정 기간 경제적 지원을 받고 운동선수가 되는 '일당 선수'를 없애기 위해서는 경기 세부종목 축소 등 대회 규모를 크게 줄이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도민체전이 시, 군체육회의 생존과 엘리트 체육 발전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대회임을 전제로 경북체육회는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회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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