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한미군 이라크차출 의도와 배경

미국이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다목적용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 가능성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해왔던 한미 양국

이 이처럼 '이라크 차출'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이라크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군과 이라크 무장세력과의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합군에 가담했

던 스페인 등 외국군이 잇따라 철수의향을 밝히고 있어 미군 병력의 이라크 추가투

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한미군과 함께 주일미군의 일부 병력도 이라크로 배치하는 문제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한미군의 이라크 파견을 계기로 주한미군을 전세계적인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 계획에 편입시키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주한미군 일부를 이라크에 배치한 뒤 작전 종료후 한국으로 복귀시키

지 않고 본토로 배치한다는 구상이란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군의 첨단화.경량화.신속화를 목표로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

치 계획을 마련해왔으나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한국내 감축반대 여론에 밀려 명확한

언급을 피해왔다.

이와함께 한국의 이라크 파병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미국이 대안을

마련했다는 관측도 나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한국에 이라크 추가파병을 요청하면서 독자적 작전을 수행하

면서 치안유지를 담당할 수 있는 규모와 성격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은 치안이 아닌, 이라크 재건.평화 목적의 추가파병을 결정했고 목

적 적합성을 이유로 파병지를 변경하면서 파병시점을 계속 연기해왔다.

최근에는 미군의 이라크 포로학대 파문 이후 한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이라크 추가파병 재검토 여론이 확산되면서 자칫 추가파병 결정 자체가 흔들릴 조짐

마저 보이자 미국이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이라는 대안을 마련했다는 추정이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은 또 하나의 '금기'가 깨졌다는 점에서 새로운 한.미관

계 정립에도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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