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 스판덱스.
그러나 중국에서부터 불고 있는 스판덱스 공급과잉은 국내 섬유업체들에게 또 다른 위기와 기회를 야기하고 있다.
#공급과잉
2003년말 현재 스판덱스 세계 1위는 단연 '한국'. 지난 한 해 세계 스판덱스 생산은 19만 5천t 수준으로 한국(27.55%), 중국(22.92%), 미국(14.36%) 등에 집중돼 있다.
한국은 미국, 일본 등에 비해 30여년이나 늦게 스판덱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1990년대 중.후반이후 채 10년도 안돼 세계 최대 스판덱스 생산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국내화섬업체 중 효성은 듀폰에 이은 세계 2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국합섬, 태광은 세계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화섬업계는 이같은 비약적 성장과 관련해 스판덱스또한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 일반 범용성 원사와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방직보에 따르면 세계1위 화섬업체 듀폰은 캐나다, 북유럽 등지의 스판덱스 공장을 철수하고 리엔윈강 스판덱스를 인수했으며 광둥에 연산 1만2천t의 스판덱스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효성 경우 지아싱공장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동국합섬이 연산 6천t의 중국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데 이어 태광산업도 광둥과 장쑤 일대의 스판덱스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역전현상. 중국 전역에 스판덱스 증설이 잇따르면서 올 한해 현지 연간 생산능력은 10만t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지난 한 해 중국 스판덱스 수요량은 6만7천t에 불과하고 올 해 경우 8만t 규모를 조금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돼 40데니어 기준으로 kg당 10달러를 호가했던 스판덱스 가격이 최근 7달러 이하까지 급락하고 있다"며 "스판덱스 가격붕괴로 국내 화섬업계가 공멸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스판덱스 제직, 염색기술을 개발하라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스판덱스는 제직, 염색 등 2차 기술 개발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효성, 코오롱 등이 국산 스판덱스 원사 생산에 주력해 왔다면 (주)새한은 스판덱스를 이용한 제직, 염색기술을 개발해 제품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1997년 회사의 사활을 걸고 투웨이 스판덱스 직물 생산(브랜드명 베스모)에 도전한 (주) 새한 경산공장.
1990년대 초. 중반 세계 섬유 시장을 주도하던 원웨이 스판덱스 직물은 2000년대를 맞아 공급 과잉에 따른 한계 상황을 맞았다.
새 캐시카우(cashcow, 주 수입원) 발굴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새한은 당시 직물사업부 이사였던 박광업 현 새한 사장을 필두로 투웨이 스판 직물 개발에 돌입한다.
그러나 가로, 세로 양 방향 모두 신축성이 뛰어난 원단을 생산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새한은 1997년 5만5천야드의 처녀 수출에 성공했으나 세탁후 원단이 수축하는 클레임이 발생해 한 벌당 22달러에 이르는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스판덱스는 그 제조방법만큼이나 제직, 염색 가공 기술도 난해하다.
스판덱스는 신축성이 아주 뛰어난 반면 열에 약하고 장력(잡아당기는 힘) 변화가 심해 근본적으로 염색이 까다로운 소재다.
세탁만 하면 심하게 오그라들고 원단 표면에 줄이 발생해 초기 1, 2년간은 불량품이 오히려 많았을 정도.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법은 직접 몸으로 부딪쳐 수천, 수만번의 실패와 새로운 도전속에 그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 뿐이었다.
새한이 자랑하는 스판덱스 사염 기술은 바로 그렇게 탄생했다.
사염기술의 핵심은 실 상태에서 염색을 끝내 열과 장력에 약한 스판덱스의 문제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 손원식 담당 대리는 "하지만 아무리 색을 잘 내도 제직 등 뒷 공정에서 색깔이 변하기 일쑤였다"며 "후가공 기술을 새로 개발해 사염 양산 체제로 완전히 전환하는데에는 5년 이상의 긴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투웨이 스판 직물의 개발 효과는 엄청났다.
브랜드명 '베스모'. 1998년 32억7천만원에 불과했던 베스모 단일 매출액은 2001년 333억까지 급증했고, 2003년엔 직물브랜드로는 드물게 산업자원부가 지정하는 세계일류상품에 이름을 올렸다.
임기현 경산 공장장은 "이제 베스모는 직물분야 최대 캐시카우로 성장했다"며 "당장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을 통해 베스모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알림= '신화를 창조한다-섬유, 첨단현장을 찾아서'에 대한 섬유인, 지역시민, 섬유학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인터넷 매일신문(www.imaeil.com)에 떠있는 '신화를 창조한다. 첨단 섬유의 현장을 찾아서'
아이콘에서 기업인, 시민여러분의 섬유산업 발전에 대한 의견을 개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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