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한나라당 당선자들이 19일 상견례를 겸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상득(李相得).강재섭(姜在涉).이해봉(李海鳳) 의원이 주선한 이 모임은, 안택수(安澤秀)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실패 때문인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또 시도 통합론과 이덕모(李德模.영천) 당선자의 구속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당선자간 이견만 확인했을 뿐 결론을 맺지 못했다.
정치력 부재에 허덕이는 지역 정치권의 한계와 과제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안 의원이 14표의 저조한 득표로 원내대표 경선에서 꼴찌를 한 것을 두고 탄식이 터져나왔다.
임인배(林仁培) 의원은 5선의 강재섭.이상득 의원을 겨냥, "경선 결과를 예측하고 (안 의원의 출마를)막았어야 했는데 제 역할을 못했다"며 "후배들에게 좋은 말만 할게 아니라 손에 피를 묻혀서라도 '맏형노릇'을 했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이상득 의원은 "욕을 얻어먹더라도 끝까지 막았어야 했는데 강요할 수 없었다.
표가 적게 나와 안타깝다"고 했고 이상배(李相培) 의원도 "대구.경북 당선자가 27명이나 되는데 절반 밖에 표가 나오지 않았다"고 혀를 찼다.
그러나 정종복(鄭鍾福) 당선자는 "반(反)영남 분위기라기보다 안 의원에 대한 개인 선호도가 득표로 드러난 것이 아니냐"며 "또 안 의원이 지역 의원들과 경선 출마를 상의도 안했다"고 말했다.
○…검.경의 4.15 총선 당시 선거법 위반 수사가 대구.경북 당선자에 집중된 점을 두고 우려의 빛이 역력했다.
강 의원은 "우리끼리 법률 구조단이라도 만들어 대책을 세우자"며 "중앙당이 있는지 없는지 외면하는 판에 대구.경북이 집단적 의사를 표출하자"고 제안했다.
이해봉.박종근(朴鍾根) 의원도 "유독 대구.경북에 사건이 집중, 수사가 형평성을 잃었다"고 했고, 곽성문(郭成文) 당선자는 "서울지역 초선 당선자들이 '쉽게 당선됐는데 왜 그러느냐'며 웃더라"고 했다.
그러나 이상득 의원은 "조심스럽다.
괜히 목소리만 냈다가 검찰 쪽을 자극할 수도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어 강 의원이 "모두 몰려가 압력을 행사하자는 게 아니라 공정수사를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시도 통합론 역시 결론을 못낸 것은 마찬가지였다.
임 의원이 "대구.경북이 차기 대권을 잡기 위해선 시도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시도민의 80%가 통합을 원하는데 정치권이 분위기를 몰아야 한다"고 운을 뗐다.
최경환(崔炅煥) 당선자도 "그동안 초보적인 논의만 있었지 공론화가 되지 않았다"며 "뒷짐을 지다간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논의에 덩달아 따라갈 수 있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행정관료 출신인 이상배.이해봉 의원이 제동을 걸었다.
"시도통합은 대구.경북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역대 정부마다 가장 어려운 현안으로 꼽혔고 전국적 사안을 따로 떼어내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시도통합 논의는 더 이상의 진전 없이 끝을 맺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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