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심사가 진행된 한국도요타자동차 대구 딜러 모집에는 무려 20명에 육박하는 희망자가 몰려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한국도요타차는 함께 심사가 이뤄진 대전 딜러 모집에도 비슷한 숫자의 신청자가 몰렸다고 했다.
수입차 업계 최단기간내 1만대 판매를 눈앞에 둔 한국도요타차 관계자는 가장 잘 팔리는 수입차라 누구라도 딜러를 하고싶어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차 돌풍'을 확인한 닛산자동차도 내년 한국진출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일본과의 FTA(Free Trade Agreement.자유무역협정) 협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제품이 관세가 붙지 않은 채 지금보다 훨씬 싼 값으로 수입될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상당수 기업인들은 한일 FTA가 체결되면 쓰러지는 국내 기업들이 줄이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어떤 여파가?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업계는 자동차 시장에서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완성차 수요가 급감,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에만 기대고 사는 상당수 차부품업체는 직격탄을 맞는다는 것이다.
김귀식 평화산업 부사장은 "지금도 일본차 인기가 좋은데 FTA가 타결돼 관세장벽이 없어지면 일본차는 품질에다 가격경쟁력까지 얻게된다"며 "국내 완성차 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직수출 능력이 없는 내수 중심 차부품업체도 매출급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장 계명대 교수(통상학부)는 "일본과의 FTA는 우리나라에 불리한 부분이 훨씬 더 많으며 특히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학계에서는 한일 FTA에 대해 상당부분 우려하고 있으며 정부도 세밀한 검토를 하지 않은 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내 상당수 기계업체들도 앞선 기술을 갖춘 일본 기계가 훨씬 싼 가격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기계설비시장을 장악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경제5단체 대표들은 자동차와 전자, 소재.부품산업 등에서 우리나라의 손해가 더 큰 FTA가 될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정부에 대해 대 일본 FTA 협상 '속도조절론'을 제기했다.
한편 대구지역 주력업종인 섬유의 경우, FTA로 인해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섬유 관계자들은 보고 있으며 경북지역 농.축.수산물의 일본 수출길이 넓어지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FTA 왜 하나
FTA는 세계적 트랜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215개의 지역무역협정이 발효중이고 이 가운데 70%가 FTA다.
때문에 정부는 FTA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고 칠레에 이어 일본, 싱가포르와의 FTA를 추진중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3차례 일본과 교섭을 했다.
전문가들은 외국 선진기업 투자유치와 경제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FTA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보호를 해도 죽을 기업은 죽을 수밖에 없으며 개방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
실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2000년 157억달러에서 2003년 65억달러로 급감했으며 FTA를 통해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시켜야한다고 한일 FTA 찬성론자들은 얘기하고 있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 도요타 렉서스를 5천만원에 산다면 FTA가 되면 4천만원에 살 수 있으며 여기서 아껴진 돈 1천만원이 또다른 재화나 용역을 구입하는데 쓰여질 수 있어 경제 전체적으로는 플러스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일본 제품의 국내시장 잠식이 일어나 무역적자가 발생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세계기업을 유치, 기술과 경영노하우를 습득해 우리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FTA를 통해 우리나라의 비교우위산업을 육성할 수 있으며 동시에 우리나라 제품이 해외시장에서 제값을 받는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대비할까?
정태일(한국OSG대표)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비관적인 전망도 있겠지만 역내 기계업체들의 기술도 일부 최첨단 하이테크 기술을 제외하고는 세계 수준에 근접, 일본에서도 한국OSG 제품을 원한다"며 "자신감을 가져야하며 어차피 세계속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이를 피하기보다는 맞붙는다는 자세로 가야한다"고 했다.
박정길 삼립산업 해외영업부 차장은 "첨단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기술개발 속도를 올려야한다"며 "결국 독자적인 하이테크 기술을 얼마나 이른 시일내에 갖추느냐가 일본과의 FTA에서 기업이 사느냐, 죽느냐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델파이, 삼립산업, 평화산업 등 역내 선도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이미 도요타, 마쓰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 및 해외공장 등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하이테크 기술 축적을 통해 해외 직수출 비중을 확대, '글로벌화'에 전력하고 있다.
박번순 연구원은 "FTA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상대국 시장에 조기진출, 현지기업들과의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자인과 품질을 개선, 내수시장 경쟁격화에도 대비해야한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