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필요한데 빌릴 곳은 없고, 그만 대출사기에 속고 말았어요".
신용불량자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종 대출사기 행각(본지 20일자 34면 보도)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힌 송모(35.대구시 남구 대명동)씨에게 사기당한 신모(40.여)씨의 하소연이다.
경찰 조사결과 송씨는 유사금융회사에 근무했던 경험(?)을 이용, 신용불량자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해 지난 2001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와 포항 등 11개 도시에서 약 200명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송씨의 사기수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빈 사무실을 월세로 빌린 후 생활정보지에 대출광고를 크게 싣는 것으로 시작했다.
송씨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돈을 빌릴 곳이 한군데도 없다는데 착안, 광고에 신용불량자와 신용연체자, 무직자 등에게 무담보로 무조건 대출해 준다고 집중적으로 광고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쉽게 끌려들었다.
이들에게 송씨는 대출 대가로 대출이자 15% 가운데 5%를 선이자 형식으로 납부하면 일주일 안으로 대출금을 계좌로 입금시켜 준다며 선이자를 낸 사람들에게 현금보관증을 작성해 주며 안심시켰다.
그러나 송씨는 대출금을 입금시키는 대신 선이자 5%를 받아 챙겨 곧바로 잠적하는 수법으로 197명으로부터 2억5천만원을 챙겼다.
송씨는 범행의 꼬리가 잡힐 것을 우려해 한곳에서 2주일 이상 머물지 않고 곧바로 범행장소를 옮겼으며, 사무실 흔적도 남기지 않기 위해 지문을 깨끗이 지우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송씨는 6천여만원을 호가하는 외제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대부분의 돈을 동거녀와 함께 유흥비로 탕진하는 방탕된 생활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 북부경찰서 정환출 경사는 "사기당한 피해자들은 신용불량자거나 빚에 쪼들리는 사람들로서 주부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번 사건은 돈이 필요해도 돈 빌릴 곳이 없는 이들의 절박함을 노린 신종 사기수법이다"고 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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