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7대 국회 '초선의 힘' 지켜보세요

이번 총선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초선'은 63%다.

299명 중 188명이나 된다.

게다가 30대와 40대가 43%를 차지, 17대 국회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 초선의원들은 국회 개원도 전에 '공부모임'에 적극 가담, 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차후 세력화를 도모할 개연성도 있다.

또 당 지도부의 옳지 않은 판단에 대해선 강력 '항거'한다는 뜻도 내비치고 있다.

◇열린우리당=비례대표 박찬석(朴贊石.전 경북대 총장) 당선자를 비롯해 김재홍(金在洪.비례대표), 임종인(林鍾仁.경기 안산) 당선자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일 초선의원 모임을 주도하고 17대 국회에서 초선의원들이 해야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 당선자는 21일 "국민이 바라는 국회상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17대 국회는 변해야 하고 그 중심축은 초선의원들이 돼야 한다"며 "민의에 역행하는 관행대로의 국회 운영을 변화시키기 위해 초선 의원들의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場)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김재홍 당선자도 "다선의원들이 모든 것을 정해 놓고 일방적으로 시키면 초선 의원들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초선 의원의 토론문화 활성화에 찬성했다.

이들은 이인영(李仁榮.서울구로), 이목희(李穆熙.서울금천) 등과 함께 가칭 '초선 모임'을 내달 3일 공식 발족해 독자세력화해 나갈 생각이다.

이른바 전대협 등 386 운동권 출신 당선자들도 제목소리 찾기에 한창이다.

아직까지 세력화 단계는 아니지만 이념적 결집이 탄탄해 이미 조직화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청래(鄭淸來.서울 마포), 이철우(李哲禹.경기 포천) 당선자는 초선들의 영향력 증대 가능성에 대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까가 문제다.

초선들이 의기투합하면 밀고 나갈 수 있다"고 희망적으로 전망했다

◇한나라당=초선들의 면학열기가 뜨겁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공부모임이 다소 당파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또 의욕에 앞선 나머지 몇 개의 공부모임에 중복 가입한 경우도 적지 않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생각'에는 김석준.김재원.유승민.주호영.최경환 당선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재오(李在五).김문수(金文洙) 의원이 만든 '국가발전전략연구회'에는 송영선.이명규.윤건영.주성영.주호영.정종복 당선자 등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또 임인배(林仁培) 의원이 추진 중인 '한민족통일연구회'에는 김재원.김태환.정종복.주호영.최경환 당선자가, 임태희(任太熙).박진(朴振) 의원이 이끄는 푸른정책연구모임은 유승민.최경환 당선자가 참여, 새로운 정치실험을 모색 중이다.

이들 공부모임은 엄밀히 따져 당파색이 가미된 유유상종의 세대별 모임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초선들은 다부진 각오로 '수험생'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당 지도부의 거수기 노릇을 거부하겠다"면서 "개혁현안에 대해선 당과 함께하지만 소신이 부딪치는 사안엔 독자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또 대구 초선 당선자 5명(곽성문.김석준.이명규.주성영.주호영)과 비례대표 유승민.이주호.서상기 당선자 등 8명은 내달 중 대구 초선들만의 별도 홈페이지를 만들 생각이다.

시도 통합이나 고속철 대구도심 통과방안 등 지역현안에서부터 이라크 파병, 미군 철수 등 전국 이슈들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밝히고 시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이명규(李明奎) 당선자는 "시민들의 생활현장 목소리를 수렴, 정책에 반영한다는 취지"라며 "홈 페이지가 활성화되면 법률상담도 받고 외부 전문가 초청 토론회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완.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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