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가 파업을 끝내고 운행을 다시 시작한 2일 아침, 대구 도심의 출근길은 평소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시민들은 돌아온 버스에 대해 반가워하면서도 시민을 볼모로 한 '최장기' 파업에 대해서는 쉽게 용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부 승객은 버스기사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향후 난폭운전이나 서비스 개선 등이 되지 않을 경우 적극 고발하겠다고 말하는 등 버스 노사에 대해 곱지않은 눈길을 보냈다.
이날 버스 노사가 극적으로 임금 타결을 끝낸 직후인 새벽 5시 30분부터 대구의 29개 회사 소속 1천500여대 버스가 정상 운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만촌.죽전.황금.북비산 네거리 등 도심 주요 교차로의 정체 꼬리가 짧아졌고, 고3 수험생들의 수능 모의고사로 우려됐던 '교통 대란'도 일어나지 않았다. 또 파업 종결 소식을 몰랐던 시민들도 출근길에 나섰다가 승강장에 멈춰선 버스를 보고 반갑게 올라타는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최수영(28.여.대구 칠성동)씨는 "파업이 끝나 당장의 불편이 해소된 것은 다행이지만 그다지 기쁘지는 않다"며 "시민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버스 기사들의 태도에 화가 나, 여유가 있다면 버스는 절대 타고싶지 않을 정도"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김주환(46.대구 방촌동)씨는 ""대체버스가 시내버스보다 승차감과 서비스가 훨씬 좋았는데 앞으로 시내버스의 난폭운전과 불친절에 시달릴 생각을 하니 짜증부터 솟구친다"고 말했다.
일부 승객은은 버스 기사를 향해 '너무 한 것 아니냐', '앞으로 잘하는 지 두고 보겠다' 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파업 타결 소식을 전해들은 버스기사들은 이날 새벽 차고지로 돌아와 차량을 점검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으나 대부분 착잡한 표정이었다.
434-1번 시내버스를 모는 한 운전기사는 "승객들한테 무슨 소리를 들을지 걱정이 된다"며 "지하철 2호선 개통을 앞두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파업 장기화를 낳았지만 결국 시와 회사측의 안이한 대응도 한몫을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장기간 파업과 이에따른 조기 공영제 도입등에 대해 거부감을 보였다.
대구 참여연대 김영숙 총무부장은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노-사간의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의문"이라며 "특히 준공영제의 내년 11월 도입은 그 시기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일단 파업부터 풀기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2일 오후에 파업 비난 촛불 집회를 준비했던 아파트 연합회 신기락 사무처장도 "노.사와 시가 합의한 내용이 과연 시민들을 위한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임금인상을 이유로 시민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가져온 것에 대해서는 진지한 반성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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