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생활속 살아있는 그림, 민화

20세기 초까지만해도 집안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그림이 '민화'다.

민화는 화려함을 뽐내기보다는 실용성이 강조된 작품들이 많다.

도화서나 중국화원 등의 그림처럼 크기와 거리, 비례가 맞아 떨어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대나무 숲에서 눈을 부라리고 있는 호랑이도 무섭기보다는 친숙하게 다가온다.

민화에는 한국인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지난달 27일 체험팀은 민화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계명대 성서캠퍼스 박물관을 찾았다.

8월20일까지 전시를 한다고 하니 가족과 함께 한번쯤 들러 민화도 감상하고 그림도 그려보자.

◇민화 바로보기

전시실에 들어서자 가지런하게 모양새를 갖춘 민화들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여염집의 안방이나 마루, 사랑채에 걸려 있었을 그림들이다.

체험교육컨설턴트 김경호씨는 "서민의 꾸밈없는 삶을 표현한 그림이 민화"라고 설명했다.

새해 첫 새벽에는 집집마다 크고 작은 문에 각종 신장 그림을 붙여 한 해의 안녕을 빌었고 병풍으로 만들어 방안을 장식하기도 했다는 것. 혼례.회갑 등 일상의례나 집안의 대소사를 치를 때는 그 의미에 맞춰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민화는 어떤 사람들이 그렸나요?" 한 학생이 질문을 던졌다.

민화에는 누가 언제 그렸는지를 알 수 있는 낙관같은 표시가 없다.

김씨는 "장터를 떠돌던 장인이나 저작거리에 물건을 내다파는 상인들 가운데 그림에 솜씨가 있으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색다르거나 남이 그리지 않은 것을 그리려고 하지 않았다고 했다.

감상용이 아니라 실생활에 쓰였던 그림인 탓에 주제도 대부분 비슷하다.

민화에 주로 등장하는 화조, 산수, 민속 등은 청동기 시대부터 끊임없이 내려왔던 것. 그렇다고 모두가 똑같은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틀을 갖추고 있었지만 표현대상은 제멋대로. 김씨는 "그림 속의 자유스러움을 읽는 것이 민화의 감상법"이라고 했다.

◇민화에 깃든 삶

"민화는 예술적인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아니지만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오랫동안 맥을 이어왔습니다". 박물관 김병주 학예사의 말처럼 민화를 감상할 때는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마음을 읽는 것이 핵심.

민화에 담긴 가장 일반적인 상징은 장수와 다복. 해.구름.거북.불로초 등을 그리거나 壽(수) 福(복)자를 백개, 천개 그려 넣은 병풍을 집안에 세워 놓고 오래 살면서 복 받기를 기원했다.

"용이나 호랑이는 왜 그렸어요?". 호랑이그림을 보며 우스꽝스럽다며 한 학생이 물었다.

"기복을 방해하는 잡귀나 악귀들을 쫓기 위해 영적인 힘을 가진 동물 그림을 집에 걸어두기도 했죠". 김 학예사는 호랑이의 경우 화재, 수재, 풍재 등을 막아주고 병란, 지병, 기근으로부터 인간을 지켜주는 힘이 있다고 믿어 민화의 소재로 그려졌다고 했다.

상상의 동물 '해태'는 화재를 막아준다는 의미로 지금도 큰 건물 앞마당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민화는 제각각 특정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효제도(孝悌圖)와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로 대표되는 문자도에는 삼강오륜의 교육적인 이야기들이 그림에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생각해보기

1. 수렵도에는 대부분 호랑이를 잡는 장수들이 호족복장을 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이 그렸다고 하는데 왜 호족을 빚대어 그렸을까.

2. 효행도에는 늙은 노인에게 젖을 먹이는 젊은 여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작가는 무슨 뜻을 전달하려고 했을까 이야기를 나눠보자.

3. 조상의 위패가 그려진 감모여재도를 찾아보고 그 쓰임새를 알아보자.

4. 민화에는 상상의 동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상상의 동물들을 찾아보고 그 상징성을 알아보자.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진행:김경호 체험교육컨설턴트

참가학생:박경민.김재우(효명초4년) 박진우.오승엽(효명초3년) 우성경(성찬초6년) 박연수(성산초5년) 김현수(영산초6년) 김민수(영신초3년) 김가인.최진혁(수성초5년)

'교실밖 교실'에서는 김경호씨와 평화체험을 떠납니다.

참가를 희망하는 초등학생은 으로 신청바랍니다.

진행:10일 오후 4시부터 앞산전적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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