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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아픔 젊은이들이 알까' 노병(老兵) 서기술(73)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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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4주년을 맞는 6.25전쟁. 6.25전쟁 초기에 학도병으로 나섰다 포로생활 및 총상을 입는 등 갖은 우여곡절을 겪은 서기술(73)씨는 올해 49회째를 맞는 현충일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전체 인구중 80%가 전후 세대일 만큼 6.25가 잊혀진 전쟁이 된 탓이다.

1950년 8월15일 현재의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살던 마을 친구 7명과 함께 지원 입대했지만 혼자만이 전쟁이 끝난 뒤 돌아왔다는 서 할아버지. 마을입구에 들어섰을 때 친구 부모님들이 자신의 손을 부여잡으며 "우리 애는 어떻게 죽었니? 눈은 제대로 감았을까? 너라도 살아온 게 천만다행이다"라는 말을 하는 순간 눈물이 앞을 가려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후 서씨는 자신의 한평생을 전장에서 함께 뒹굴던 전우들과 그 유족들을 위해 헌신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군 제대 후 자그마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주위의 상이군인들의 어려운 형편에 금전적 지원은 물론 봉사활동에 누구보다 앞장선 것.

서씨는 "휴전 직후 6.25참전용사들은 사회적 냉대를 받는 경우도 많았으며, 이를 비관해 인생을 포기하는 이들도 많았다"며 "동네에 같이 살던 한 참전용사는 시름시름 병을 앓다가 자식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어디론가 떠나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로부터 매달 받는 70여만원의 보훈연금을 볼 때마다 지나간 세월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며 50여년전 치열한 포성의 현장에 서 있는 듯하다고 한다.

이제는 전쟁의 고통과 아픔을 체험하지 못한 6.25전후 세대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서씨.

전장에서 받은 2개의 훈장을 분실하면서 자신의 존재도 사라진 것 같다는 서씨는 "요즘 미군철수나 국가보안법폐지 거론 등을 보면서 이 땅의 안보에 대해 많이 걱정돼요. 평화를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이 나라가 흔들리면 안된다고 봐요"라며 강한 어조로 열변했다.

서씨는 제49회 현충일 하루전인 5일 청와대를 방문하고 국가표창을 받는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사진.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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