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용 코오롱 경산공장장의류용 제직 중심에서 안전벨트, 에어백, 타이어코드, 멤브레인 등의 비(非) 의류용으로 전환해 고부가가치 알짜 사업장으로 거듭난 코오롱 경산공장.
박한용 경산공장장은 의류용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으나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중.저가 제품은 과감히 중국에 '양보'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코오롱 난징 공장 설립차 중국에 머물렀던 박 공장장은 "중국만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량 생산. 이른바 '양떼기' 제품으로는 그 누구도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세요. 90년대초 중국의 급성장이 뻔히 보이는데도 의류용 일반 원사의 경쟁적 증설에 매달렸던 국내 화섬업체들 대부분이 워크아웃, 법정관리의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정부와 은행은 또 어떻습니까.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부실기업에 대한 국고 지원을 계속하는 바람에 멀쩡한 기업들까지 부실기업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박한용 공장장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등에서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으로 부르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국내 섬유.패션산업이 이처럼 몰락한 데에는 신규 투자 없이 조금 잘된다 싶으면 무조건 달려드는 비정상적 기업문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박 공장장은 기업이나 정부 모두 중국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마인드가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사상 최악의 대불황 속에서도 비의류용 제직업체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구.경북 직물업체 중 초기 투자비 부담을 무릅쓰고 비의류용 직기를 과감히 도입할 업체가 과연 몇이나 되겠냐"고 안타까워했다.
*조동운 제일모직 구미공장장
직물, 패션 업체로 출발해 화학, 전자재료 비중을 늘리고 있는 제일모직.
삼성그룹의 모태인 제일모직 직물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조동운 구미 공장장은 '고부가가치'와 '브랜드 파워'를 미래 생존 전략으로 제시했다.
제일모직은 1996년 구미, 대구 직물 공장을 구미 단일 생산 라인으로 통합하면서 직물분야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중.저가는 중국 톈진으로 이전시키고, 국내에서는 세계 최고급 제품 개발에만 전념해 온 것.
조동운 공장장은 "향후 2년안에 지금의 절반 정도로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 제냐, 로로피아나사(社) 등과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냐, 로로피아나사의 연간 모직 생산량은 제일모직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제일모직이 아직도 중.저가에서부터 고급까지 모든 제품을 주문 생산하는 반면 이탈리아 회사들은 저가, 중가, 고가 등으로 세분화 해 철저한 기획생산 체제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품질에는 별 차이가 없는데도 최고급만 생산하는 제냐, 로로피아나의 제품 가격은 제일모직보다 최소 2배 이상 비쌉니다.
상품 기획 능력이 우리보다 앞서 있는 데다 최고급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제일모직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제일모직은 적어도 3년 안에는 이탈리아 회사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조동운 공장장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 브랜드 이미지만 키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이미 이탈리아 사무소에 현지 기술자들을 채용해 상품기획 및 마케팅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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