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유소업계에 사상 초유의 기름값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한푼이라도 기름값을 아끼려는 자가용 운전자들을 겨냥한 것이지만 일부 지역에선 원가 이하의 과열 양상으로 치달아 지역 주유소업계의 채산성을 급속히 악화시키고 있다.
15일 찾은 북구 읍내동 일대는 최근 대구에서 가장 기름값이 싼 곳으로 급부상했다.
올 초 ㅈ주유소가 ℓ당 759원으로 경유 판매를 시작하면서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하는 기름값 인하 경쟁이 시작된 것. 이달 들어 인근 ㅇ주유소가 779원으로 뒤따라 왔고, 50사단 부근 모 주유소는 769원을 내걸었다.
ℓ당 859원에서 846원(카드할인가격 819원)까지 가격을 내린 ㅅ주유소 관계자는 "SK, LG,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경유 공급단가가 780~790원임을 고려하면 원가보다 싼 값에 기름을 파는 셈"이라며 "대구시내 평균 가격(850~860원)은 이곳에선 명함도 내밀 수 없다"고 자조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월 7일~11일까지 5일간 대구지역 419개 주유소의ℓ당 경유 평균값은 856원으로 서울(922원), 인천(892원)은 물론 광주(886원), 부산(876원), 대전(872원)보다도 훨씬 싸다.
같은날 수성구 만촌동 효목네거리 부근. 이곳에 밀집한 10여개 주유소의 ℓ당 휘발유 가격은 1천319원(카드할인가격 1279원)에서 1천368원(카드할인가격 1천328원) 수준으로 최대 49원 차이를 보였다.
1천359원에 SK정유사 휘발유를 판매하는 ㄱ 주유소 관계자는 "대구시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1천350~360원대"라며 "인근 몇몇 업소에서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바람에 정상가의 멀쩡한 주유소들이 '도둑놈' 취급을 받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업계에 따르면 이 일대 가격 경쟁은 지난해 중순 오픈한 ㅁ주유소가 최근 ℓ당 휘발유 가격을 1천319원까지 낮추면서 본격화됐다.
평균 40원이상 싸 휘발유 판매량이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했고 흥구석유, 경북광유 등 일부 대리점(정유사와 주유소의 중간딜러격)들까지 가격 경쟁에 가세, 1천329원까지 휘발유값을 떨어뜨린 것. 주변 주유소 관계자들은 "정유사 휘발유 공급 단가가 1천280~290원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소매가격으로는 인건비조차 건질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6월 7~11일까지 대구 지역 419개 주유소의 ℓ당 휘발유 평균 가격은 1천357원으로 서울(1천421원), 인천(1천399원), 광주(1천390원), 대전(1천385원) 부산(1천371원) 등 국내 6대 도시 중 가장 저렴한 실정.
한국주유소협회 대구.경북지회 관계자는 "시지, 내당네거리 일대 등 제살깎기 경쟁이 도를 넘고 있는 지역은 대구에만 10여군데에 이르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좀 더 싼 값에 기름을 주유할 수 있어 좋지만 몇몇 지역에 한정돼 있고 다른 도시에선 찾아보기 힘든 이상 징후라는 점에서 주유소업계의 자발적 가격 조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사진: 효목네거리 일대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부 업체들의 ℓ당 휘발유값이 1천270원(카드할인가격)까지 떨어져 인근 주유소간 가격차이가 50원이상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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