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의 경영자들 중에는 관리자 선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업무까지 깊이 관여하여 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영자들은 오늘날 그들의 주요 업무가 반복적인 관리업무에서 전략적 업무로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직관에 따라 판단하고 습관적으로 일처리를 하는 구세대 경영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일상적인 일을 제대로 처리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영환경변화의 예측,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고객욕구의 변화 및 경쟁기업의 동향 분석 등과 같은 전략적 업무에 관심을 기울일 시간이 거의 없다.
관리자형 경영자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업무를 큰 무리 없이 수행하면서 현재 직면하는 문제 해결에 관심을 쏟고 있다면, 리더형 경영자는 끊임없는 아이디어 개발을 유도하면서 미래에 대한 비전제시와 새로운 전략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데 역점을 둔다.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환경 하에서는 관리자형 경영자가 적합하지만, 오늘날처럼 역동적이고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는 리더형 경영자가 절실히 요구된다.
'세기의 경영자'로 존경받는 GE사의 잭 웰치 회장은 '최고경영자는 관리자가 되기보다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고 강조하였다.
리더십 없는 관리만의 경영으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혼자서 모든 일을 직접 하지 못하면 마음이 안 놓인다는 사고를 가진 경영자는 자신도 성장하지 못하고 중간관리자인 과장이나 부장의 성장도 동시에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경영자는 많은 일을 중간관리자에게 위임하여야 한다.
중요한 일을 위임하는 대신 책임을 지게 하면 된다.
물론 권한이양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권한도 없이 시키는 일만 하도록 하면 타성에 젖어 창의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주어서 책임감을 갖고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하면 창의적 사고가 꿈틀거리는 조직으로 변신할 수 있다.
경영자가 일상적인 관리자 업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어야 진정으로 해야 될 일을 생각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된다.
기업구성원의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면서, 미래에 대한 비전과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는 '생각하는 경영'을 할 수가 있게 된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뛰어난 점 중의 하나는 바로 '생각하는 축구, 창의적인 축구'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틀에 박힌 훈련과 단조로운 축구를 넘어서 생각하는 축구를 할 때에 상황별 위기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축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선수들에게 일깨워 주었다.
빙판의 전설적인 스타인 웨인 그레츠키는 1979년 북미 아이스하키리그 (NHL)에 데뷔하여 1999년 은퇴할 때까지 894골과 1963개의 어시스트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작성했고, 9차례나 정규리그 MVP로 뽑혔다.
은퇴 인터뷰에서 어떻게 그렇게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냐는 질문에 "저는 경기장을 누빌 때 퍽이 지금 어디에 있느냐 보다는, 앞으로 어디로 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다음 순간 퍽이 튈 곳으로 뛰어갔습니다". 이처럼 경영자도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2, 3년 뒤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또는 5년 후를 대비해서 지금 무슨 일을 준비해 나가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80년대까지만 해도 펄프, 종이 및 고무보트 등을 주로 만드는 핀란드의 평범한 제조업체에 불과했던 노키아는 요르마 올릴라라는 뛰어난 리더형 경영자에 의해 핵심역량을 휴대전화사업에 집중하였다.
그는 이동전화의 디지털시대를 예측하여 미리 준비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첨단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첨단제품 개발이나 첨단사업으로의 전환만이 이익을 창출하고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회장은 우리가 늘 접하는 너무나 평범한 커피를 새로운 사업개념과 창의적인 서비스로 재발견함으로써 스타벅스를 빠르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경영자는 이제 관리자의 업무보다는 앞날을 내다보는 '생각하는 경영, 창의적인 경영, 미래를 대비하는 경영'에 더 많은 시간과 정열을 쏟아붓도록 하자. 고객의 욕구와 시장의 변화를 미리 파악하여 기업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새로운 전략의 수립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리더형 경영자가 되도록 하자. 물론 이러한 리더형 경영자는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여러 분야의 리더들에게도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김기현(영남대교수.국제통상학부)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