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전.단수 자꾸 는다

"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마냥 공급할 수도 없고…".

대구 상수도본부와 한전, 한국통신이 갈수록 증가하는 요금 체납때문에 골머리를 앓고있다.

'극빈층 가정'을 위해 올 상반기부터 전기와 수도, 전화료를 내지 못한 가구의 이용 정지 유예 기간을 대폭 늘리고 요금 할인 제도까지 도입했지만 끝이 안보이는 불황때문에 미납 가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상수도 요금 미납건수는 지난 5월말 현재 10만583건(32억2천만원)으로 지난해 연말의 미납건수 6만9천건보다 46%나 증가했다.

엄재선 요금과장은 "지난 1월부터 단수 대상을 1개월 요금 미납에서 3개월 이상 장기 미납자로 확대했는데도 이미 1만2천건이 단수처분을 받았다"면서 "저소득 가정에 대해서는 수돗물 공급 중단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그래도 대상 가구가 자꾸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 대구지사도 지난 3월말 현재 전기요금 체납액이 14억2천만원에 달하고 전기 공급이 끊긴 수용가가 7천여곳이나 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저소득층 가구의 전기 요금을 12% 인하했지만 체납 가구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요금 체납기간이 3개월을 지나면 경고에 이어 단전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여론을 의식해 일반 가구에 대해서는 단전을 거의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화와 인터넷 사용 요금 체납도 비슷한 형편이다.

KT 대구본부에 따르면 5월말 현재 대구의 전화요금 체납액이 322억원, 인터넷 사용료 체납액이 113억원으로 모두 435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말에 비해 전화요금 체납액이 2.5%, 인터넷 사용료 체납액은 7.6%나 늘어난 것. 이때문에 KT는 전화 요금의 경우 3개월 이상 체납하거나 6만원 이상의 체납자 대해서만 이용 정지 조치를 취하는데도 올해들어 매월 평균 4만여회선의 전화가 이용 정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KT 대구본부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세금과 마찬가지로 일반 전화 및 인터넷 가입자들의 요금 체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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