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커피 애호가들에게

속이 쓰린 환자, 가슴이 벌렁거리고 밤에 불면증이 있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날로 증가하는 것 같다.

내시경 검사를 해보면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 많다.

커피에는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어 우리몸에 약리작용으로 나타난다.

카페인은 소화성궤양의 발생 공격인자인 위산분비에 크게 관여한다.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위산의 분비가 많아지므로 중화하는 성분을 가진 우유나 치즈를 곁들이는 게 좋다.

카페인이 심근에 직접 작용하여 심박량의 증대와 관혈류량을 증가시켜 혈압조절도 방해한다.

임신부가 속이 메슥거릴 때 커피를 많이 마실 경우 유산, 조산아.미숙아의 확률이 높고 태아의 뇌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커피가 우리에게 기호식품으로 정착되면서 점점 진하게 마신다.

뉴욕에 갔을 때 친구는 묽은 커피를 마실 때마다 숭늉을 생각하며 향수에 젖는다고 하였다.

우리의 음식 패턴이 바뀌면서 식후 에 주스나 생수에 밀려 구수한 숭늉의 맛이 잊혀지는 아쉬움도 있다.

커피애호가, 사업가들은 고객 접대로 하루에 마시는 커피가 10여잔 이라고 한다.

그리고 장거리를 운행하는 기사들과 학생들이 잠을 깨우기 위해 수없이 마시니 중독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은 커피량에 관계 없이 불면증의 원인이 된다.

커피는 신경계통에 작용하여 정신의 활동력과 지각을 활발하게 만들어서 사고를 한층 명료하게 한다.

또한 육체적으로는 근육을 긴장시켜 노동력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이뇨작용과 신장기능도 촉진시킨다.

에버하드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만취, 비만, 지방간, B-C형 간염환자들에게 매일 한두 잔의 커피로 간손상률을 낮추었다고 한다.

적당한 양의 커피는 정신을 맑게 하고 신진대사가 잘 되어 상쾌한 기분을 가질 수 있다.

필자도 오전, 오후 환자진료의 집중력을 위해 한잔씩 가볍게 마신다.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하루 한두 잔의 가벼운 커피는 뇌, 심장, 골격근, 신장의 활동을 항진시켜 활력 있게 일할 수 있다.

그러나 과량은 위장질환, 고혈압, 심장질환, 동맥경화, 만성불면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향긋한 커피 향이 유혹할지라도 절제라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경홍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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