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식품사범의 더러운 창고

"쓰레기 썩는 악취가 너무 지독해 정말 식품 저장창고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부패한 농산물을 재가공한 뒤 대량으로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로 17일 긴급체포된 ㄷ식품 대표 이모(42.본지 17일자 보도)씨에 대한 수사를 맡은 달서경찰서 수사관들은 이씨의 농산물 창고를 급습한 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창고 곳곳에는 썩은 산나물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고, 나물을 삶은 물도 곰팡이가 하얗게 핀 채 방치돼 있었던 것. 경찰이 이씨 창고에서 압수한 부패 농산물만 해도 미역취나물 200㎏과 참취나물 50㎏, 무말랭이 90㎏, 마늘쫑 50㎏, 고들빼기 600㎏, 깻잎 300㎏ 등 1t이 넘었다.

이씨는 지난해 말부터 달성군 하빈면에 약 1천500평의 공장 저온창고에 미역취나물과 참치나물, 무말랭이와 깻잎 등을 가공, 판매하기 위해 보관해 오면서 상한 농산물을 삶아 재가공한 뒤 시중에 공급시킨 혐의다.

경찰은 이렇게 가공된 농산물은 대구.경북 지역내 대형 유통센터 등에 납품된 것으로 보고 이미 상당량은 일반가정 식탁에 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씨가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은 채 북한산 고사리를 보관해온 점과 관련, 북한산 농산물을 국산과 섞어 마치 국산 농산물인 것처럼 판매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 결과는 좀 더 두고 봐야할 것 같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지난 1월에도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아황산나트륨 등 표백제를 사용, 알토란 등을 가공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적발되기도 해 여죄를 캐고 있다"면서 "납품한 유통업체 등을 상대로 수사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식품사범이 더이상 없기를 바라는 한 경찰관계자의 희망이 실현되는 계기가 되길 빌어본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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