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의도 국회를 찾는 민원인들은 무척 의아해 한다.
국회도 열리지 않는데 그 넓은 국회 주차장이 오전부터 차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원인 차량들은 국회 본관, 의원회관, 도서관 할 것없이 두세 바퀴 돌며 샅샅이 뒤져야 주차공간을 찾을 수 있고, 그나마 자리를 찾지 못해 이중주차 등으로 불법 주차하는 차량들도 적지않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국회 한 관계자는 "의원들이 대부분 출근하다시피 한다"며 "초선 의원이 많아 어느 때보다 의욕이 높은 탓"이라고 풀이했다.
평소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국회 주차장이 텅텅 비고 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을 위해 내려가버려 의원회관에서 의원을 만나기조차 힘들지만 요즘은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일하고 싶은데 장이 마련되지 않아 특히 초선 의원들은 좀이 쑤실 지경이다.
한나라당 이명규(李明奎) 의원은 17일 "국회가 정상화 안돼 대구에 자주 들렀더니 지역구민들이 서울에서 일해야 할 사람이 왜 대구에 있나하고 의아해 하더라"며 "서울에 붙어 있는 연습을 좀 하려고 보좌진과 주제를 정해 토론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회 공전에 대해 "국민들에게 놀고 먹는 것으로 비치니까 답답하다"면서 "조용할 때 공부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해 매일 의원회관에 들른다"고 덧붙였다.
농해수위를 희망하고 있는 같은 당 김재원(金在原) 의원도 이날 "농림부 해당 국장을 불러 쌀 협상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면서 "17대 국회가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출범했는데 원구성조차 안돼 실질적으로 일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놀고 먹는다고 비난하는 국민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불량 만두 사건, 대검중수부 폐지 논란, 행정수도 이전 논란 등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이 연이어 터지고 있으나 국회는 2주 넘게 공전하며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의원들이 상임위조차 정해지지 않아 희망해둔 상임위에 배정될 것으로 전제하고 업무를 파악해보는 정도일 뿐 관계 장관을 질책해 대응책을 강구하게 하는 본연의 업무에 손놓고 있다.
지역 출신의 한 초선의원은 "국회 공전의 원인이 되고 있는 예결위 상임위화 여부는 여야가 하루만 협상해도 될 것 같은데 질질 끌고 있다"며 "이래서 국회가 생산성이 없다는 국민들의 비판이 나오는 모양"이라고 씁쓰레해 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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