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57) 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
스키와의 관계를 아내와 딸에게 고백한 뒤 최소한 두 달동안 거실 소파에서 자야 했
으며 탄핵 과정이 끝난 뒤에야 '소파 유배'가 풀렸다고 곧 출간될 자서전 '나의 인
생'에서 밝혔다.
그는 자신으로부터 사실을 들은 아내 힐러리 여사가 마치 복부를 강타당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고 회상하고 이 사건은 자신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드러낸 것
이었다고 말했다.
힐러리 여사 역시 지난해 발간된 자신의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에서 남편으로
부터 고백을 듣는 순간 "그의 목을 비틀고 싶었다"고 술회하고 그 후 얼마동안 남편
의 곁을 지킨 것은 애견 버디 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신이 불우한 성장 배경 때문에 어떤 일은 남보다 어렵게
겪어야 했으며 피곤하거나 화가 나거나 외로울 때면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
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의 생부는 그가 태어난 직후 교통사고로 숨졌으며 알코올 중독자였던 계부는
툭하면 자신과 의붓동생 로저를 학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클린턴은 이같은 경
험 때문에 평생 수치심과 공포를 느꼈고 감추는 버릇이 생겼으며 13살 때 신앙심이
흔들리는 커다란 영적 위기를 겪기도 했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대통령으로서 자신이 저지른 최대의 실수는 재닛 리노 법무장관에게
화이트워터 부동산 스캔들을 조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하도록 요청한 것이었다고 말했
다.
그는 감출 것이 없었으므로 검사에 대해서는 아무 염려도 하지 않았지만 어머니
의 사망으로 심신이 지치고 정서가 불안했던 나머지 해서는 안 될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말았다고 술회했다.
그는 그 때 관련 서류들을 모두 공개하고 민주당에 철저한 설명을 하면서 지지
를 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초임 특별검사 로버트 피스크에 이어 케네스 스타
검사가 임명되고 수사가 르윈스키 스캔들에까지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탄핵사태는 공화당 지도자들이 자신의 부정직성이나 부도덕한 행동을
벌하려 했기 때문이 아니라 권력 다툼 때문이었으며 자신의 정치적 목표가 공화당의
것과 달랐기 때문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백악관 직원들과 각료들의 지지, 그리고 전세계 지도자들과 친구들,
낯선 사람들의 격려 덕분에 시련을 견디고 직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역설적으로
정적들 덕분에 자신과 아내 힐러리가 다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대통령은
또 후임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지 부시와 만났을 때 미국 안보에 대한 최대의 위협은
오사마 빈 라덴이라고 말했으나 부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화제를 바꿨다고
술회했다.
앨프릿 크노프사에서 발간된 '나의 인생'은 초판 150만부가 발행됐지만 시판되
기도 전에 예약 주문만도 200만부가 넘고 그의 자필 서명이 등 초판은 e베이 경매에
서 300달러가 넘는 액수에 거래되는 등 초강력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957쪽에 달하는 '나의 인생'은 대부분의 다른 대통령 회고록과는 달리 클린턴
전대통령이 직접 집필했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과 퓰리처상 수상 역
사가 로버트 캐로 등 저명작가들과 로버트 고틀립의 공동편집을 거쳤다.(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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