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의 정책정당화 구상이 삐걱이게 됐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을 여의도연구소장에 겸직시키려던 구상이 불발에 그쳤기 때문이다.
박 대표가 이 의장의 겸직 구상을 갖게 된 것은 그동안 여의도연구소와 당 정책위간 관계설정이 모호했기 때문이다.
여의도 연구소는 당 정책의 산실 역할을 하기보다는 정보수집이나 여론조사 및 대표의 연설문을 담당하는 제한된 역할에 그쳤었다.
이회창 전 총재 당시 유승민(劉承旼) 의원, 최병렬 전 대표 때는 윤여준(尹汝雋) 의원이 소장을 맡았을 정도로 여의도연구소장 자리는 당내 막강 파워를 쥔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됐으나 당과 어정쩡한 관계를 형성,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반감이 적지 않았다.
박 대표도 이런 점을 감안, "당의 미래는 모두 정책에서 나온다"면서 "정책위와 여의도연구소가 유기적 관계를 가질 때 '+α '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박 대표는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겸직 구상을 거듭 호소했지만 일부 소장파 의원들의 반발을 꺾지 못했다.
안상수(安商守)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은 "여의도연구소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정책위의장이 소장을 겸할 경우 (여의도 연구소가) 정책위 산하조직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을 당한 사무처 직원이 여의도연구소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소장파 의원들과 줄곧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에서 박 대표가 받아들이는 충격은 적지 않았다.
한 측근은 "박 대표의 정책정당화 구상이 상처를 입게 됐다"며 "의원들이 이 문제를 자리다툼 정도로 여겨 가슴아프다"고 아쉬워했다.
의장과 연구소장 겸직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숙지지 않자 박 대표는 자신의 뜻을 접었다.
더 이상 불협화음은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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