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홀로 파업 언제까지

지난 23일 병원 노사의 산별 교섭이 타결됐으나 경북대병원 노조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지속하고 있어 파업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현재 경북대병원 파업은 17일로 병원 설립 이후 최장기를 기록하고 있다. 산별교섭 타결 후 처음으로 25일 열린 지부교섭에서 사용자 측은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사용자 측이 낸 수정안은 비정규직 86명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근무연수 2년을 초과한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동일 수준의 임금을 적용하겠다는 것. 그러나 노조 측은 임금 보전보다 정규직 전환이 우선돼야 하며 주5일 근무에 따라 충원될 인력도 반드시 정규직이어야 한다고 주장,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관계자들은 이처럼 최종안을 제시했다는 사측과 수용이 어렵다는 노조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파업 사태가 다음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경북대병원노조 이정현 지부장은 "사측의 수정안이 정규직 전환 및 정규직 충원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게다가 이 수정안이 최종안이라며 더 이상의 본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파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용자 측은 병원 차원에서 확답할 수 있는 임금 보전을 약속했고, 교육부와 협의해야 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인력 충원 문제에 대해서도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노조에서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하루빨리 파업을 끝내기 위해 큰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노조 요구를 대폭 수용, 파격적인 안을 제시했다"며 "파업을 지속할 이유가 없는 만큼 파업을 철회한 뒤 교섭을 통해 계속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사 모두 파업 장기화로 부담이 큰 데다 더 이상 길어질 경우 시민들의 비난 및 외면이 불가피한 만큼 더 이상 파업을 지속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대구지방노동청 관계자는 "다른 병원들은 다 업무에 복귀한 만큼 경북대병원은 파업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노사 모두 클 수밖에 없다"며 "일단 교섭의 물꼬를 튼 만큼 다음 주 초가 노사 협상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3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로비농성을 계속하는 한편 25일 교육인적자원부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고 노숙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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