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3층에 사는 회사원 조모(31.대구 남구 대명동)씨는 모기와 '때 이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 여름도 되기 전에 모기가 극성을 부려 밤잠을 설치고 있는 것. 조씨는 "대낮에 사무실에서도 종종 모기에 물리곤 한다"며 "요즘 모기들은 계절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것 같다"고 어이없어 했다.
예년보다 2~7℃ 정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초여름 모기가 전례없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최근들어 기온 상승과 잦은 비로 모기가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이 갖춰진 데다 아파트.빌딩의 난방시설과 정화조, 엘리베이터의 시설이 개선되면서 이들의 서식과 이동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보건환경연구원 현재열 연구사는 "지난해에는 5월23일에 출현한 일본뇌염모기(작은 빨간집모기)가 올해는 보름정도 일찍 발견됐다"며 "달성군 가창면의 관측점에서는 2, 3일만에 200여마리가 발견되는 등 일반 모기 개체수도 수 년째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흔히 발견되는 '빨간집모기'는 주로 5월 초순부터 출몰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8, 9월에 '피크'를 이룬다.
대구교대 과학교육과 손승락 교수는 모기 개체수가 늘어난 데 대해 도시가 더워진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모기는 사람이 내뱉는 이산화탄소와 땀 냄새, 체온 등에 끌리는데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 같은 모기 유인 요소들이 늘었다"며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면 '열대집모기' 등 신종 모기도 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물 웅덩이, 풀숲, 논, 하수도, 물 고인 폐타이어 등이 모기들이 주로 번식하는 장소인데 최근 실내 난방이 좋아지면서 화분이나 지하실에 서식하는 '지하집모기' '빨간집모기' 수가 늘었고, 엘리베이터에 들어가 수십층까지 올라가기도 한다는 것.
손 교수는 "한번에 200~270여개의 알을 낳는 모기는 번식이 대단히 빠르고 수km 거리까지 날 수 있기 때문에 날씨가 더워지는 것에 대비해 철저한 오염원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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