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SK텔레콤, 번호이동성 대반격 준비

7월1일부터 KTF 고객들이 번호의 변동 없이 SK텔레콤과 LG텔레콤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번호이동성제가 확대 시행됨에 따라 제2차 이동통신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SK텔레콤 대구지사의 경우, 이달 21일부터 대리점과 판매점을 통해 016 및 108 고객들을 대상으로 예약가입을 받고 있으며, 이미 예약가입자 숫자가 3만여 명에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번호이동성제의 시차 도입에 의해 고객들을 KTF와 LG텔레콤으로 뺏기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SK텔레콤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SK텔레콤은 모두 132만6천여 명의 011, 017 고객들을 KTF와 LG텔레콤에 뺏겼다.

이중 KTF로 76만8천여 명(57.93%)이, LG텔레콤으로 55만8천여 명(42.07%)이 옮겨갔다.

이미향 SK텔레콤 대구지사 차장은 "스카이를 비롯해 단말기의 기종이 다양하고, 서비스 품질이 뛰어나다는 장점 때문에 KTF 고객 중에서도 SK텔레콤을 선호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또 "이달 초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추가요금 월 2만7천원)'와 '긴통화 무료요금제(월 1만5천원 추가요금으로 3분 이상 통화 11시간 무료)'를 출시해 젊은층과 연인, 사업가 등의 요금부담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반기 이동통신 전쟁은 상반기에 비해 훨씬 차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상반기 번호이동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들이 단말기 보조금, 리베이트, 각종 수수료 등에 쏟아 부은 막대한 자금 때문에 이달 21일부터 LG텔레콤 30일, KTF 30일, SK텔레콤 40일순으로 영업정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박정춘 KTF대구본부 홍보담당자는 "KTF 고객이 SK텔레콤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단말기를 교체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면서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한 각종 규제 때문에 단말기 보조금 지급 등이 어려운 만큼 번호이동성 확대의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단말기 보상 판매와 서비스 강화로 고객들을 지키면서, 저렴한 요금을 무기로 신규 고객들을 유치한다는 것이 KTF의 전략이다.

하반기 이동통신 시장의 또 다른 큰 변수는 요금인하. 재경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10% 정도의 통신요금 인하를 정통부에 요청했다.

SK텔레콤의 당기순이익이 2002년 1조4천억 원, 2003년 1조9천억 원에 이른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통신요금을 일방적으로 인하할 경우 후발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의 생존기반이 무너져 독과점이 심화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동통신업체들이 어느 정도 이익을 내야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와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휴대인터넷 등 신규사업에 투자할 수 있고, 관련 산업이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가 계속 유지된다는 것이 정통부와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이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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