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타리버섯 폐배지를 이용해 신령버섯(아가리쿠스) 생산에 성공한 박만성(43.군위군 의흥면 이지리)씨. 버섯농사 13년째인 박씨는 버섯재배에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배지 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하던 중 느타리버섯류와 양송이버섯류의 재배환경이 다르다는데 착안, 느타리버섯을 재배한 후 버려야 할 폐배지에 신령버섯 종균을 접종하기로 했다.
지난 3월 느타리버섯 폐 배지 70%에 비트펄프 30%를 혼합하고, 적정량의 요소비료를 첨가한 뒤 7차례 뒤집기를 반복하고 살균처리후 1주일간 발효시켜 신령버섯 종균을 접종했다.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480평 규모의 버섯재배에 필요한 짚 배지의 경우 비용이 1천800여만원 소요되는데 비해 폐 배지를 이용할 경우 500여만원이면 충분해 약70%의 비용이 절감된데다 인건비도 40% 줄었다.
게다가 생산량은 10%이상 늘어났다.
연작피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신령버섯은 약용버섯으로 인기가 높지만 미세량의 중금속 검출 때문에 해외시장 개척에 걸림돌로 작용했었다"며 "폐배지를 활용한 재배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조만간 일본시장 진출이 가능하게 됐고, FTA에 대비한 수출유망 품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박씨가 버섯농사를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 1992년. 부산에서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고 이곳에서 자리잡은 박씨는 퇴직금과 푼푼히 모은 전재산을 투자해 1천여평에 버섯재배사를 짓고 농부로 변신했다.
경험과 기술 부족으로 어려움도 많았다.
온종일 버섯 재배에 매달리면서 밤 늦도록 인터넷 검색을 통한 자료수집과 책과 씨름하느라 밤잠을 설치기가 일쑤였다.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오뚜기 처럼 일어선 그는 5년이 지나면서 경험과 기술력이 축적됐고 생활도 안정을 찾아갔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뿐. 지난 2001년 3월 4일 이른 아침 버섯재배사에 누전으로 화재가 발생, 눈보라와 함께 불어 온 강풍으로 삽시간에 버섯재배사 전체가 불바다가 됐고, 수확기를 앞둔 양송이.느타리버섯과 조립식 가옥까지 모두 태워 2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한순간에 알거지가 된 것.
지금까지도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박씨는 이번 폐배지 재배법 성공에 힘입어 한해동안 느타리버섯과 신령버섯을 각각 2회 재배해 연간 8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릴 계획이다.
군위군 농업기술센터 오규원 소장은 "폐배지 이용 재배법을 전문기관과 연계해 연구보완해 농가에 확대 보급할 방침"이라며 "농가들이 느타리와 신령.양송이버섯 재배를 겸할 경우 친환경버섯을 생산하면서 농가소득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고 했다.
군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신령버섯(아가리쿠스)=브라질 수도 상파울로에서 200여km 떨어진 산골마을 피에다테 지방의 장수마을이 원산지. 인간의 면역활동을 강화화는데 필수 성분인 베타글루칸, 알파글루칸, 갈락토글루칸, 자일글루칸, 단백글루칸 등의 다당체 함유가 매우 높고 비타민B.D의 공급원으로 밝혀졌다.
일명 항암버섯으로 알려진 신령버섯은 농촌진흥원이 오랜 연구 끝에 한국명 '신령1호'로 이름붙여 종균을 농가에 보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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