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의 '박근혜(朴槿惠) 때리기'가 위험수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대표경선때 "독재자의 딸이 대표가 되면 당이 망한다"는 발언으로 시작된 이 의원의 공격은 '유신잔당', '유신 퍼스트레이디'를 거쳐 최근에는 박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를 "독재권력으로부터 얻은 재산"으로 빗대면서 유신심판론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발언들은 열린우리당의 박 대표 공격수위를 능가하고 있다.
당내에선 이 의원이 박대표를 향해 유신 원죄론를 들먹이며 인신공격성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데 대해 매우 의외라는 반응 일색이다.
지난 총선 때 탄핵역풍으로 어려운 처지에 몰렸던 이 의원이 두차례나 박 대표에게 지원유세를 요청했던 사실에 비춰 이 의원의 박 대표 공격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 의원이 박 대표를 공격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4일 "박 대표가 이제 정식 대표가 된 만큼 그의 이미지가 당의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털고가야 (당이) 바로 설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비판이 무조건적인 박근혜 불가론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은 박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딸로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한 것과 정수장학회 이사장으로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던 만큼 이제 와서 이를 문제삼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당내 비판을 받고 있다.
한 당직자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지금와서 거론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솔직하지 못하다"고 이 의원을 비판했다.
이런 측면에서 당내 비주류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박 대표 대선 필패론'이 그 배경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박대표는 태생적인 문제가 많아 쉬운 상대라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생각이며 따라서 한나라당은 여당의 이런 그랜드 플랜에 말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석은 이 의원이 한나라당의 대권주자 후보의 하나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가깝다는 사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즉 이 의원은 이 시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꼽고 있고 이것이 박 대표 공격의 저변에 깔린 이유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나를 몰라도 한참 모른다"며 펄쩍 뛰고 있으나 의구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사진:5일 오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회의에서 박근혜 대표가 김덕룡 원내대표의 국가보안법 관련 여당의 개폐정 움직임에 대한 보고를 듣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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